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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짓는 여자20

코스모스, 열아홉 소녀같던 너 너 필적엔 그리도 사랑 스럽더니만 하기사 넌 필 때부터 그랬었지 멋없이 큰 키에 비쩍 마른 몸뚱아리 하늘에 닿을 듯 껑충한 다리 빛깔 마저도 붉게 하얗게 자주빛이던 너가 아니었니? 하얀것은 너의 그 고결한 순정을 붉은 것은 너의 그 불타는 사랑을 자주빛은 마지막 가는 너의 그 슬픔이 어린 넋을 감당키 위한 그릇이었던가? 바람찬 언덕받이 외다른 곳에 홀로 서서 이 세상 비애는 저 혼자 짊어진 양 잔 바람에도 못 견디어 이리 저리 뒤흔들리던 열아홉 소녀 같던 너 흐뜨러진 잎사귀를 색바랜 꽃잎을 이젠 후회의 날도 미련의 그 많았던 날들도 모두 잊은 양 훌훌 털어 버리려 하는구나 네 메마른 입술을 적셔줄 날도 머지않단다 허나 그 맘때 쯤이면 넌 포근한 눈으로 솜이불 해 덮고 평안한 안식을 취하고 다시 올 가을을.. 2022. 9. 23.
스펙 좀 쌓지 '이 전화 좀 받아봐라, 뭔 말을 하는지.. 대체 밖에서 뭔 짓을 하고 다니기에.. ' 이상한 전화가 집으로 걸려오게 하느냐며 말끝을 흐리시는 언니의 표정이 마땅찮으시다. 넓은 마루에 공장오빠들이 전부 모여 앉아 점심식사들을 하고 있는 중에 대문을 열고 들어서다 멈짓하며 못할 짓하다 들킨 양 눈치를 보면서 전화기를 건네 받는다. 수 십개의 눈들이 동시에 내 등뒤로 와 꼿히고 저 쪽 전화기에서 흘러 나오는 소리를 안놓치기라도 하겠다는 듯 동시에들 밥 넘기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꼴꺼덕거린다. 당사자가 전화기를 건네받은 줄 알았던지 담박에 욕부터 고막을 뚫고 들어온다. '야, 이 X같은 X아! 잠시 정신이 몽롱해지고 꿈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어딜 들어가도 꾸준하게 한 달을 못 채우고 그만두는 나 때문에 속앓이.. 2018.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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