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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바랜 편지를 들고

땅콩호박 버터넛

by 비말 2025. 2. 24.

미국 캘리포니아 비말네 뜨락에서 넝쿨째 굴러다니던 호박 종류들이 꽤 됐는데 그 중 Butternut squash (버터넛 스쿼시), 일명 땅콩호박들 입니다. 호기심이 발동해 마켓에서 $1 주고 하나 사온 땅콩 모양의 호박이 겁도 없이 온 뜨락을 채웁니다. 잔디밭도 점령하고 석류나무도 타고 오르면서 봄여름가을겨울 쉼없이 달립니다.

비말뜨락 호박밭-버터넛 스쿼시 (Butternut squash)
비말뜨락 호박밭 버터넛 스쿼시 (Butternut squash)

 

비타민 A, C, E, K, 섬유질도 풍부하고 칼로리가 낮다는데 버터넛 스쿼시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체내에서 비타민 A로 변환이 된다는데 시력과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데 중요하다고 합니다. 비료도 농약도 없이 무공해로 막 자란 호박잎들이 벌레하나 먹지않고 쌈장과 함께 여름내 밥상을 즐겁게도 해주기도 합니다.

호박꽃은 꽃중의 황금꽃-호박싹-호박잎-땅콩호박
호박꽃은 꽃중의 황금꽃, 호박싹, 호박잎, 땅콩호박

 

호박꽃도 호박잎도 보통호박들과 별 달라 보이지는 않은 것 같은데 속을 끍어내 땅에 씨앗를 숨겼더니 새순이 땅을 뚫고 초록으로 만나집니다. 꽃도 피우고 이파리도 내면서 호박꽃 튀김도 먹여주고 호박쌈도 맛보게 해주더니 제 이름같은 땅콩호박 (Butternut squash) 을 키워냅니다.

한국 주간지를-애기호박밑에 깔았더니-왕꽃선녀님
한국 주간지를 애기호박밑에 깔았더니 왕꽃선녀님

 

기미, 주근깨까지 없애주는 효능을 가진 건 아니겠지만 아름다운 호박여신이 바닥에 누워 아기호박을 받쳐줍니다. 호박꽃도 꽃이냐고 묻고 따지지도 말라 합니다.

어린 연둣빛 땅콩호박은-된장국과-호박 부침개로
어린 연둣빛 땅콩호박은 된장국과 호박 부침개로

 

어느 초여름 아침 발에 걸리는 땅콩호박 몇 개를 따서 호박나물을 합니다. 아직 씨가 여물지않아 부드럽고 사근사근한 게 한국 양념들 고춧가루, 간장, 참기름으로 호박나물맛을 내주기도 합니다. 땅통맛이 난다는데 저는 잘 못 느끼겠더라고요.

껍질은 연한 황색이고-속은 밝은 주황색-땅콩호박
껍질은 연한 황색이고 속은 밝은 주황색 땅콩호박

 

가을이 되기도 전에 수확한 Butternut squash (땅콩호박) 를 따서 깨끗히 씻어 동강을 냅니다. 100% 완전 다 익은 늙은 호박이 아니라 칼집만 내면 잘 잘라집니다. 호박을 따로 삶아내 다시 호박죽을 끓이는 과정이 좀은 귀찮지만 매번 하는 건 아니니 정성을 들입니다.

부드러운 수프를 만들기에 적합한-버터넛 스쿼시
부드러운 수프를 만들기에 적합한 버터넛 스쿼시

 

짝꿍이 면이나 떡국을 좋아하는데, 몇 개 넣어 달라는 부탁 (?) 인지 명령인지.. 암튼 요즘은 국에도 죽에도 떡국떡 한 줌씩 넣고 만드는데 오늘도 그리해 봅니다. 완두콩과 찹쌀떡국떡을 땅콩호박죽에 넣고 '맛 있어져라' 주문을 외우면서 개스불앞에서 공을 들입니다. 단호박보다는 단맛이 적어 흑설탕도 좀 넣었더니 색이 찐하고 껄쭉해 집니다.

비타민 A, C, E, K-섬유질 풍부-칼로리가 낮다고
비타민 A, C, E, K, 섬유질 풍부, 칼로리가 낮다고

 

오래전 비말네 옛집 뜨락에서는 미니 골프연습장 만들겠다고 가꿔던 잔디밭에 호박이 넝쿨째 굴러다니며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 풍경속에서 지들만의 리그로 보일 듯 말듯 살아내기도 했습니다. 비료도 농약도 없이 무공해로 막 자란 아이들입니다. 그럼에도 벌레 하나 먹지않고 참 잘들 커 줬더랬습니다.

Butternut squash는 겨울호박 중 하나로 달콤하고 견과류 맛이 나는 호박으로 '버터넛 스쿼시' 라 불리며 독특한 풍미로 유명하고 영양가가 높아 다양한 요리에 많이 활용된다고 합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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