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방질, 호미질, 칼질로 근육이 붙다보니 입모양새도 안 이뿌고 성질도 거칠어졌지만 한글 타자도 늘고 반농사꾼이 다 되서 '밥도 잘한다' 면서 블방동 우물가에서 노닥거리던 비말이는 2025년 떡국먹고 나이 한 살더 먹어서인지 기력도 어제만 못 한데 그나마 남았던 감성은 감정으로 변해 쌈닭이 될 것도 같습니다.
이것저것 빼내니 남은 건 '욱' 하고 '억' 하는 밴댕이 소깔딱지같은 쎄한 기운만 남습니다. 기운 빠지고 쇠한 비말이가 색바랜 이야기들로 천일야화처럼 끝도 없이 주절대는 거 빼면 시체인 블방에서 살아남는 이야기들로 24시를 달립니다.
꽃이 시들어 낙화유수 (落花流水: 지는 꽃과 흐르는 물) 한다고 꽃이 아닌 게 아니 듯, 나이 먹었다고 내가 아닌 건 아니지요? 혼자 고독해 하지말고 혼자 삐뚤어지지 말고 단얘기 쓴얘기 나눔하면서 남의 말은 새가 하게 하시고 밤에 들리는 말은 쥐가 듣게 하면서 내남할 거 없이 그냥 우리들의 얘기로 남은 시간들 함께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다 떠나고 혼자 남았을 때 사람이기보다 흙이었으면 돌이었으면 먹고 버린 귤껍데기였으면 풀되는 것만도 황송해서 오늘 하룻밤을 지내기 위해 돌틈에 낀 풀을 잡고 애원하는 꼴이 풀뿌리만도 못한 힘줄로 더듬더듬 밧줄을 찾았지만 고독엔 밧줄이 없다. (혼자 남았을 때/ 이생진시인/ 1929년)
나이 마흔만 되면 아무것도 혹할 것 없다기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마흔되던 해 교통사고로 지옥문앞을 몇 번 다녀왔습니다. 칠십을 기어오르며 혼자 돌이 되고 풀도 되고 흙으로도 살아남을 것 같고, 밧줄도 없다는 고독사만은 아닐 것 같아 블방동 우물속으로 '돌하나 던져본다' 면서 깝죽거리던 작년 여름이 아득하게 먼 날 같기도 합니다.
아픈 분과는 놀아도 바쁜 분과는 못 논다는 비말이. 혹시라도 답방받고도 미처 못 오신다해도 상관 없으니 '너무 바빠서..' 그런 글들은 빼도 되십니다. 괜히 일없어 블방에서 '블순이로 죽치고' 노는 것 같거든요. 내 얘기는 내 블로그 포스팅에서, 남 흉허물은 스쳐 지나는 정도로~ 이왕이시면 포스팅글.사진으로 함께 해주시고, 남들이 다 써먹은 명언들 '이렇게 살아라' 하는 글들은 치워 주셨으면 합니다. 비말이 이미 잘하고 있는 거 맞지요? 살아낸 날들이 살아갈 시간들보다 훨씬 많았는데 설마 그 당신이 아시는 걸 비말이만 모를리 있겠습니까?
색바랜 편지를 들고 선 비말이 블방에 오셔서 '맞아, 나도 그래!' 맞장구치시는 맞구독자님들은 평균 연령이 7순 넘기신 분들 이십니다. 말도 글도 잘못 이해하면 오해가 되기 쉽고요. 2025년 색바랜 편지방 대화란에서는 포스팅글 잘못 이해하시고 비말이의 의도와는 정반대의 글을 놓으시면 그냥 지우겠습니다. 댓글하나 잘못 놔이면 그 다음에 글놓는 분들은 포스팅글 상관없이 죄다 그걸 교과서 삼아 뻬껴 글들 놓으시니요.
이해시키느라 지치고 오해하신 삐뚤어지는 거 해명하느라 괜한 죄책감까지 들어 너무 힘들고 제 시간도 빡빡하더랍니다. 그냥 편하게 눈찜하시고 '여엉 아니다' 싶으면 건너뛰면 되시겠습니다. '소일꺼리로 즐기자' 시는 블님들께 무거운 숙제하나 떠맡기는 것 같아 죄송하긴 한데요.. 불편하시면 비말이와 안놀면 되십니다.
이 글은 비밀댓글이나 갖다놓는 이들이 아닌, 비말이와 맞구독 맺으신 블글친구님들께 드리는 겁니다. 적어도 서로의 손을 맞잡은 거라면 조금쯤의 넷티켓과 책임은 지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말이하는 게 여엉 '맞당찮다' 싶으시면 절필하면 되시고요. 혼자 고독사할 거 같은 마음일 때가 너.나할 거 없이 한번쯤은 찾아드는 그 시간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손 내밀면 맞잡고 아는 글.사진들로 이바구하시자는 겁니다.
'풀뿌리만도 못한 힘줄로 더듬더듬 밧줄을 찾는 거' 보다야 도움되실 겁니다. 남편, 아내, 자식, 부모님, 친구.. 어차피 내가 아닌 '남' 입니다. 암만 사랑한다고 해도 '나' 대신 내가 할 일들을 다 해줄 수는 없잖습니까? 색바랜 편지를 들고 선 비말이 글들이 살짝씩 무겁기도 하고 사진들이 햇살같이 빛나지도 않지만.. 아는 얘기, 하고 싶은 얘기들로 채워질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비말이 지 잘하는 것들 자랑질하려고 블방질하는 거 아니니 이미 다 보고 아시는 것들에 민망스럽게 칭찬글 놓지마시고 글한 줄 사진하나에 맘 보태면 되시겠습니다. '비말이 너는 잘 하는데 난 못한다' 어쩌라고요? 각자의 달란트가 다르고 아롱이 다롱이.. 비말이 블방 글친구님들께서는 한 분같이 개성 뚜렷하고 텔렌트가 많은 분들이신데 말입니다.
이 생진시인님께서는 '고독엔 밧줄이 없다' 시지만 색바랜 편지를 들고 선 비말이 블방엔 대화란이 있잖습니까? 의리도 있고 시간없어 동동거려도 받은 글, 받을 글, 공감까지도 다 돌려드립니다. 뒤도 안돌아보는 블로그 글방 말고 한번씩 본인의 지난 글들도 챙겨보시면서 '아, 이런 일도 있었구나'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티스토리 작심 삼주와 이벤트를 끝나고 나니 갑자기 '포스팅 글 주제를 뭘로 하지?' 하고 있습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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