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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방동 우물가엔

새해 골프장에서

by 비말 2025. 1. 4.

2025년이 새해로 들어앉은지도 3일째인데 날짜와 요일 감각이 무뎌진 건지 새 달력을 보고 또 보면서도 헷갈립니다. 둘의 느낌이 같은지 서로가 갸웃뚱하면서 물어댑니다. 새벽같이 일어나 컴안에서 답글댓글로 씨름해대는 거 눈치를 보다가 끝난 듯 하니 '날씨도 좋은데 나가자' 고 합니다. 싫다좋다 뺄 것도 없이 쿨하게 '그럽시다' 멀지않은 골프장으로 마실가 듯 다녀옵니다.

파 3에서-3번 공을-6번 하이브리드로
파 3에서 3번 공을 6번 하이브리드로

 

오늘 미국 캘리포니아는 3일, 비말이 골프공은 3번, 파 3홀에서 골프채는 6번으로 시작합니다. 자신있게 치는 8번을 쥐어주는 짝꿍손을 뿌리치고 내 맘대로 택해 쳐 올린 공이 '어랴?' 잘 날아갑니다. 새해들어 골프장에서 내 맘대로 첫 샷이 혼자만 만족해 합니다.

버섯을 치랴-골프공을 치랴-식스 센스
버섯을 치랴~ 골프공을 치랴~ 식스 센스

 

골프공과 나란히 앉은 흰버섯이 눈을 흐리는데 그냥 뽑아버리라는 짝꿍말도 무시해 버립니다. 둘이 싸웠느냐고요? 설마요, 뭐든 같은 걸 할 때는 경쟁 상대이고 적입니다. 짝꿍은 안그렇다고 하지만..

힘이 넘쳤는지-골프채가 쎘는지-홀을 넘기고
힘이 넘쳤는지 골프채가 쎘는지 홀을 넘기고

 

두번째도 6번으로 칩니다. 한번에 쳐올릴 거리를 말 안듣고 지맘대로 하다가 그린을 넘기는 게 못 마땅한지 말이 많아지는 넘편한테 눈한번 흘기고 묵묵히 뒤로 갑니다.

그것도 쳐봐!-장난하나?-버섯은-흙에 꼿아주고
그것도 쳐봐! 장난하나? 버섯은 흙에 꼿아주고

 

어? 아까 그 버섯이 왜 여기에 있지? 끝내 넘편이 그걸 쳐서 날려 보내 왔네요. 송이 버섯같은데 겉도 속도 깨끗합니다. 무식하게 힘만 쎄면 다냐? 한 마디하면서 버섯을 다시 꼿아줍니다. 죽고 살고는 내 소관이 아니라며..

살아있는 날의 또 다른 시작은 뭔가를 하고 뭔가를 먹고 소화해 내면서 '거기 너 있었는가 그 때에..' 몸으로 맘으로 음미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도 멋진 날 후회없는 시간이셨으면 합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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