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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바랜 편지를 들고

팜츄리 비말뜨락

by 비말 2025. 2. 10.

어린 날들 야자수나무들이 태양빛에 물들어 붉게 노랗게 빛나는 어느 남극의 사진한 장을 들여다 보면서 야자수가 빨강색인가? 아니면 황금색인가? 머리속에서 지진나게 생각하며 기억샘을 두레박으로 떠올리던 날들도 있었습니다만, 이젠 색바랜 편지방 메인처럼 요며칠 팜 츄리 (Palm Tree) 가 뇌리에 박혀 동네의 야자수들에 하나씩 눈맞춤하면 친한 척을 해댑니다.

비말뜨락-부겐베리아-석류나무 사이에 선-팜츄리
비말뜨락 부겐베리아, 석류나무 사이에 선 팜츄리

 

먼동이 붉게 노랗게 물들던 비말네 동녘하늘은 한국의 새해 해돋이 가시는 블님들이 부럽지않은 풍경이었는데요. 부겐베리아, 석류나무들 사이에 못 생긴 나무가 장대같이 서 있는 사진을 들여다 보면서 '애는 뭐야?' 눈총도 주곤 했던 십 수년전을 생각하다가 웃습니다. 오늘은 그 때의 사진들, Palm Tree (팜 츄리) 을 찾기 위해 USB 몇 개를 새벽부터 찾아 펼쳐 봤거든요.

언젠가부터 비말네 뜨락에서 이상한 변이종같은 나무 하나가 오가는 길을 막아서며 성가스럽게 합니다. 요즘처럼 쉽게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도 AI봇이 바로 '정답' 하며 알려주지도 않던 2000년 2월, 사반세기, 25년도 더 전의 일이네요. Palm Tree (팜 츄리) 라는 이름으로 비말이손에 피를 보게 한 미국 캘리포니아 비말뜨락 침입자를 이젠 그리운 추억처럼 퍼올립니다.

먼동녘-사이프러스와-키자랑하던 길건너-팜츄리
먼동녘 사이프러스와 키자랑하던 길건너 팜츄리

 

2,600여 종류가 된다며 이름도 모양도 전혀 다른 팜 츄리 (Palm Tree) 를 놓고 '박사학위 논문을 따는 것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시는 노병님글에 힘입어 캘리포니아 비말네 동네에서 흔하던.. 눈에 보이면 성가스럽고 몸에 스치면 따갑고 손에 닿아 스치면 피를 보게하던 야자나무들을 비말뜨락 사진들을 찾아냅니다. 승리와 영광, 평화의 상징인 것 처럼 곁에 둬야 할 것 같아서요.

팜 열매가 안이뿌다고-전기톱으로 잘라내 버리기도
팜 열매가 안이뿌다고 전기톱으로 잘라내 버리기도

 

비말네 집 뜨락에서 다육이들 보다~ 주황색꽃 알로에 보다~ 분홍색 진홍색 제라늄들보다 더 눈에 가시꺼리였던 팜 츄리였는데 그 꽃말이 '승리, 영광, 평화' 라하니 다시 한번더 새롭게 다가서며 간살맞게 알은 체를 해봅니다. 25여년 전에는 적군의 목을 치듯 다 쳐내며 쓰레기통으로 실어 날랐는데.. 비말이 노년의 삶에 얼마큼 부귀 영광을 얻겠다고 그러는지 좀 웃끼긴 합니다.

바람소리에-사그락거리는 게 싫다고-허리를 자르고
바람소리에 사그락거리는 게 싫다고 허리를 자르고

 

한국에도 3종류의 야자수나무가 자라고 있다는데 비말네 뜨락 Palm Tree (팜 츄리) 들은 소속도 불분명하고 이름도 잘 몰랐지만 중국 원산의 종려나무, 아프리카 카나리섬이 고향인 카나리아야자, 미국 남서부 지방이 고향인 워싱턴야자수가 다 있는 것 같았는데 그래도 미국이니까 '워싱턴야자수' 가 아닐까 혼자 생각으로 추측만 합니다.

석양녘-자카란다와-유카나무와-경쟁하던 팜 츄리
석양녘 자카란다와 유카나무와 경쟁하던 팜 츄리

 

새벽 먼동이 트면서 길건너 집 뜨락의 키큰 팜 츄리 (Palm Tree) 들이 사진빨 죽인다고 투덜대며 디카에 다 담아내지 못해 안달복달하던 때를 떠올리면서 사진으로 만나진 어느날의 여명도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석양녘에서의 야자수나무도 추억이 되어 기분좋게 만나지는 시간입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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