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눈 (High Noon) 은 '태양이 높이 솟는 정오와 결정적인 순간' 이라는 뜻을 담은 1952년 서부극 게리 쿠퍼가 주연한 영화 제목인데 딱 그 느낌의 하늘과 맞딱뜨린 시간이었습니다.
산길을 오르다가 만난 산동네 집들 하나가 몇 천평도 넘게 자리를 잡고 앉아있고 용설란 뽀족한 가시가 용의 혀처럼 길게 늘어져 가까이 오는 걸 막아섭니다.
잎이 용의 혀같이 생겼다고 해 '용설란 아가베 (Agave Americana)' 라는 이름을 가졌다는 다육이가 무섭게 혀를 내밀고 선 산동네에 올라 정오의 결투를 신청하 듯 주위를 살피고 하늘을 올려다 봅니다. 느낌으로는 섭씨 40도를 웃돌 것 같은데 아직은 숨은 쉬어지는 거 보니 그 정도는 아닌가 봅니다.
데킬라 용설란 아가베
데킬라 술을 만들 때 사용된다는 용설란은 가래를 삭히고 기침을 줄이며 폐결핵이나 천식, 토혈, 찜질약으로도 좋다네요. 비말네 뜨락을 가득 채우고 있을 때는 뽑아내고 잘라내느라 미움둥이들 이었는데 말입니다.
영화, 하이 눈 (High Noon) 을 검색하며 다시 보다가 넘편한테 어제 오른 산 얘기를 하며 우리가 그 쥔공이 된 것 마냥 이바구를 털어대니 '피식' 웃으면서 마눌이 더위먹은 줄 압니다. 하이 눈 정오의 결투를 하고 난 것처럼 온 몸에 힘이 다 풀려 엊저녁은 걷는 것도 포기했네요.
하이 눈 (High Noon) 줄거리
* 보안관 윌 케인 (게리 쿠퍼) 은 아내 에이미 파울러 (그레이스 켈리) 와의 결혼식을 끝내고 신혼생활을 위해 다른 도시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자신이 5년 전에 체포하여 사형 판결을 받게 한 살인범 프랭크 밀러가 사면으로 주립 교도소에서 풀려나 세 명의 부하들과 함께 자신에게 복수하러 온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밀러가 탄 열차가 역에 도착하는 시각이 바로 정오..
마을 사람들 누구도 케인을 도와 밀러와 싸우려 하지 않는다. 케인은 12시가 될 때까지 술집, 친구의 집, 교회 등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도움을 구하지만 도와주겠다고 나선 이는 아무도 없었다. 정오가 되자, 끝내 쓸만한 사람의 도움은 하나도 얻지 못한 케인은 인적없는 거리에서 홀로 서 있다. 그런 그의 옆을 마차가 지나가는데, 아내와 전 애인이 타고 있다. 그녀들은 프랭크 밀러가 타고 오는 정오의 기차를 타고 마을을 떠나기 위해 케인의 옆을 스쳐 지나간다.
정오의 기차를 타고 프랭크 밀러가 도착한다. 기다리던 3명과 함께 마을로 향하는 4명의 밀러 일당. 아무도 밖으로 나오지 않는 마을에서 케인은 홀로 대적하다 부상을 입고, 피신한 마굿간에 밀러 일당이 불을 질러 위기에 처한다.
결국 결정적인 순간에 그를 도운 것은 단 한 사람.. 기차에 올라탔다 도중에 돌아온 그의 아내~ 그렇게 마침내 거리를 누비며 벌어진 치열한 싸움이 끝나고, 주민들은 그제야 거리로 몰려나오지만 환멸을 느낀 케인은 보안관 배지를 땅바닥에 팽개친 뒤 소년이 끌고 온 마차를 타고 아내와 같이 마을을 떠난다. (인터넷에서 빌린글)
Farmer Boys 파머 보이스
예전에 자주 가던 Farmer Boys (파머 보이스), 미국 서부 지역에서 유명한 햄버거 체인점입니다. 햄버거보다는 생선튀김이 더 좋아 그걸로만 먹지만 집밥으로 늘 해먹는 비말네 집에서는 '비싸서 안 사먹어!' 그러는데 어제는 맛있게 먹었습니다.
정오의 결투없이 잔잔한 하루를 위한 토요일, 넘편도 마눌도 어제 올라갔던 산동네 집과 땅값을 얘기하며 '3배 이상은 올랐네' 혀를 찹니다. 용의 혀, 용설란이 뻐대고 섰던 하이 눈, 머리위에서 빛나던 태양을 떠올리며 '담번엔 좀더 이른 시간' 에 가자고 합니다.
비말 飛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