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에 이민와 영어도 잘 모를 때 만나진 TV 드라마 중 하나인 Little House on the Prairie, 우리한국에서는 '초원의 집' 으로도 유명했지요. 이미 그 내용은 어릴 때 만화로 동화로 소설로 다 보고 읽었던 거라 대충은 알지만 나고 자란 내 나라에서 보다 더 오래 산 캘리에서 60대 후반에 다시 TV로 전편을 다 보게 됩니다.
주근깨 소녀 로라가 되어
초원의 집, 주근깨 소녀 로라가 되어 좌충우돌한 며칠이었던 것 같습니다. 100개도 넘는 티비 채널에서 매분매초 쏟아내는 식상한 것들만 보다가 화씨 100도 산행에서 시원한 생수 한병 마신 느낌으로 24시간을 계속 방영하는 로라네 이야기들에 빠져들며 며칠에 걸려 다 보고 다시 그들의 실제 삶도 찾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예전처럼 화수분같이 쏟아내던 글 줄도 손목 힘도 없어 다 패쓰하고 그냥 블방용 오늘의 글 하나만 느낌으로 올리면서도 수 많은 씬과 배우들을 공부하기도 하는 오지랍파 색바랜 편지를 들고 선 비말이 늘근소녀 일탈기이기도 합니다. 매일 글을 컴엎에서 만들어내고 음식 테이블을 채우면서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색바랜 편지로~ 늘근소녀 일탈기로.. 채워나가는.. 앞으로 얼마나 길어질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만.
* Little House on the Prairie- 19세기 말 미국의 서부 개척시대를 살아간 로라 잉걸스 와일더 (Laura Elizabeth Ingalls Wilder, 1867년 2월 9일 ~ 1957년 2월 10일) 여사가 말년에 딸 로즈의 도움을 받아 쓴 자전적 소설. 드라마로도 여러 차례 제작되었으며, 가장 유명한 것은 1974년 제작되어 총 10기 204화까지 방영한 NBC판- 이라고 하네요.
Little House on the Prairie
초원의 집 (Little House on the Prairie) 이라고 우리한테는 더 잘 알려진 로라.. 잉걸스가의 말괄량이 둘째딸로 분한 미국의 여배우 Melissa Gilbert (멜리사 길버트) 의 팬이기도 했던 오랜 세월을 되돌려보는 시간들이기도 한 요즘입니다. 세상이 바뀌고 생을 달리해도 늘 우리곁에 함께 하는 것들도 참 많다는 걸 나이가 먹어갈 수록 더 알아지기도 하고요.
컴화면이 아닌 대형티비 스크린앞에 앉아 그 안에 들어가 함께 하는 느낌으로 짝꿍과 보면서 '울다 웃다 싸우다 먹다' 의견충돌도 많았고 삐뚤어져 잠시 등돌리고 앉아 드라마를 보기도 했습니다.
비말이네 아침 식탁의 빵
짝꿍은 전체적으로 다 본 건 처음이라면서 생전 궁금해 할 것 같지도 않은 많은 것들에 관심을 쏟기도 했는데 가끔 극 중에 너무 가난해 식탁에 먹을 게 없는 이야기가 나오면 답답해 하면서 '왜 먹을 게 없어?' 하기도 해 참다 못한 마눌이 딴지를 걸기도 하면서 침튀기는 쌈판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로라네는 가난했지만 가족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 부지런한 아버지, 엄마는 늘 뭔가로 가족의 먹꺼리를 챙겼는데 어린 날 우리집 밥상 이야기같아 가슴이 뭉쿨하기도 했습니다. 초원의 집 테이블, 로라네 식탁에 놓이는 엄마의 정성들인 그 빵과는 질도 맛도 가격도 다르겠지만 오늘 비말네 식탁에도 빵이 아침으로 차려집니다. 언제 싸웠느냐는 듯 맛나게 먹는 짝꿍과 달리 예전에 직접 구워내던 빵을 떠올리며 께작거는 저를 만납니다.
비말 飛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