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커리 잎이 배추포기 만큼 커 있는데 잎이 연하고 넓어 쌈싸서 먹어도 될 것 같아요. 치커리, 민들레, 파무침으로.. 2019년 3월 세째 주에는 비말뜨락이 파릇파릇 봄볕 행복이었는데 말입니다.
치커리, 민들레, 파무침을 위해 한 줌도 않되는 파를 뽑아 다듬어 씻고 물기를 빼고 소쿠리에 담습니다. 민들레 줄기가 실파보다 더 갸냘퍼서 맛이나 내줄까 싶습니다.
가만 있어도 맛있는 아침을 먹게 해주는 건 고맙지만 키친에 들어가면 ‘왜 왔느냐?’ 눈에 쌍심지 켜는 넘편때문에 급 피곤해집니다. 짝꿍이 은퇴를 하고 소일꺼리 찾아서 온 집안팎을 휘몰아칠 때 뭔가를 만든다며 키친을 점령하던 시간들이었네요. 비말이 쟁반이 뭔가로 가득 채워지던 시간들.
파란하늘 하얀구름 보며 세상사 뭔 일이 일어난들 ‘내사 몰라’ 신선놀음만 할 수 없는 시간들.. 과거와 미래와 현재를 오가며 생각사로 또 다른 봄날을 금사시 은사시 엮어냅니다. 고구마밥도 이름모를 보라색 풀꽃들도 봄날을 노래합니다. 어째 현재 사진더 흐리고 맥아리가 없네요.
비말뜨락 초록이들이 싹내고 잎내며 줄기를 뻗어냅니다. 실오라기 실파가 쪽파가 되고 비말전용 양념고추장이 '뭐 좀 해봐!' 대기중인데 손끝 야물지 못하던 비말이는 그예 엄마손 끝을 따릅니다.
다시 태어난다면 다시 사랑한다면/ 그때는 우리 이러지말아요/ 조금덜 만나고 조금덜 기대하며/ 많은 약속않기로 해요/ 다시 이별이와도 서로 큰아픔 없이/ 돌아설 수 있을 만큼/ 버려도 되는 가벼운 추억만/ 서로의 가슴에 만들기로 해요/ 이젠 알아요 너무깊은 사랑은/ 외려 슬픈 마지막을 가져온다는 걸/ 그대여 빌게요 다음 번의 사랑은/ 우리 같지 않길 부디 아픔이 없이 나..
꼭 나보다 더 행복해져야만 해/ 많은 시간이 흘러 서로 잊고 지내도/ 지난날을 회상하며/ 그때도 이건 사랑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면 그걸로 된거죠/ 이젠 알아요 너무깊은 사랑은/ 외려 슬픈 마지막을 가져온다는 걸/ 그대여 빌게요 다음번의 사랑은/ 우리 같지않길 부디 아픔이 없이/ 이젠 알아요 영원할 줄 알았던/ 그대와의 사랑마저 날 속였다는 게/ 그보다 슬픈 건 나없이 그대가/ 행복하게 지낼 먼 훗날의 모습/ 나 내 마음을 하늘만은 알기를 (다시 사랑한다면/ 김필)
이번 고국의 산불소식으로 마음콩콩 짓찧기는 느낌이 됩니다. 이름모를 누간가를 위해 희생 당하신 많은 분들과 사랑하는 가족잃고 아무것들 할 수 없는 마음되어 넋놓고 앉아계실 분들을 위한 묵념으로 뺏긴 들에서 마음 서성거립니다.
민들레의 꽃말들처럼, 우정, 행복, 성장, 건강, 낙관, 평화, 기쁨, 상냥함, 순수, 젊음, 치유, 슬픔, 회복.. 봄 강정제로 알려졌다는 민들레로 봄의 시작으로 다시 행복해 질 수 있었으면 합니다.
색바랜 편지를 들고 선 비말이의 또 다른 하루가 24시를 채우며 앞서거니 뒷서거니.. 그 마음이 누군가들한테는 할 일없어 블방질하는 여자로 비춰지기도 하겠습니다마는~ 호미질로 팔걷고 나선 어느 봄날이 어제인 듯 오늘로 이어집니다.
스무살 그 때에 주고 받은 손편지들이 블방동 우물가에서 두레박 첨벙대는 소리로~ 색바랜 편지로.. '다시 태어난다면 다시 사랑한다면' 말을 걸어줍니다. 치커리, 민들레, 파무침으로 어느 봄날 그대와 나 그리고 우리가 남에서 점하나 떼고 님으로 다시 시작되는 2025년 봄아침입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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