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맛있었던 한 끼는? 목 마를 때 마시는 생수 한 잔이 갈증을 해결해 주는 것처럼 배 고플때 먹는 한 끼 식사가 최고로 맛 있고 좋은 거 아닌가 생각합니다. 올해 비말이 집에서는 특별식을 해 먹은 게 많지는 않지만 나름 키친에서 열심을 다 했던 한해 였던 것 같습니다.
고국의 12월 26일 2024년, 미국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아침은 조개가 들어간 크램 차우더 (조개 스프) 로 대충 먹었습니다. 해를 넘기려는 한 해의 끄트머리에 앉아 지난 시간들을 A Christmas Carol (크리스마스 캐롤) 의 에비니저 스크루지 영감이 되어 회상씬을 되돌려 봅니다.
Spirits of Christmas Change a Miser's Heart/ Holiday Classic/ Full Movie/ Christmas Carol (1984) 이라며 소개된, 보고 또 봐도~ 이미 그 다음 장면들을 다 알아도.. 아이들과 함께 보던 그 느낌으로 엊저녁 봤습니다. 두 식구는 누구랄 거 없이 코고는 소릴내다가 다시 언제 그랬느냐는 듯 눈 동그랗게 뜨고 놓친 장면 설명까지 덧붙이며 그렇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조지 캠벨 스콧 (George Campbell Scott (October, 1927~September, 1999) 미국의 배우이자, 감독, 프로듀서. 크리스마스 캐롤의 주연 배우입니다. 그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을 거부한 최초의 배우이기도 하다네요.
크리스마스 캐럴 (A Christmas Carol) 은 영국의 소설가 찰스 디킨스가 쓴 소설로 1843년 12월 19일 발표되었다고 하네요. 지독한 구두쇠 스크루지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초자연적인 체험을 하고 개과천선 한다는 내용으로 어린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까지 즐기는 만화, 동화, 소설, 영화들로 만들어져 전 세계 언어로 크리스마스 즈음이면 함께 즐기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에비니저 스크루지 (Ebenezer Scrooge) 는 자린고비로 인정이라곤 손톱끝만치도 없는 수전노인데 그런 그가 크리스마스 전날 밤에 같이 사업을 하던 동업자 말리의 유령을 만나 자기의 과거, 현재, 미래의 모습을 보고서는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사람다운 마음을 찾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스크루지는 크리스마스를 경멸하는 냉혈의 수전노로 그의 사무실 점원 밥 크라칫 (Bob Cratchit) 한테 장시간 노역을 시키고 저임금으로 착취를 하는데 크리스마스 이브날 환상으로 가난한 크라치 가족의 삶을 보게도 됩니다. 칠면조를 받고 크라칫 가족들은 기뻐 어찌할 죽 모르고 엄마는 그 걸로 맛있는 요리를 만들겠다고 합니다.
소아마비 장애자인 막내아들 티모시 크라칫이 교회에서 성탄주일 예배를 마치고 다녀오면서 '예수님이 지체 장애인들을 고쳐 주었으니, 나는 예수의 사랑을 받을 사람이에요' 라고 아빠인 밥 (Bob) 에게 말하는 걸 보고 스크루지는 성탄절 휴가 다음날 출근한 밥에게 임금인상과 자신이 티모시를 돌볼 것을 약속합니다. 그리고 그의 약속은 모두 이뤄어집니다.
괜히 달력의 빨강날이 되면 이방인으로서의 비애같은 게 느껴지고 울쩍해지기도 합니다. 어차피 그 날이 그 날인데.. 예전에는 온 동네가 울긋불긋 불꽃이 반짝였는데 참으로 조용한 올해입니다. 지인댁 동네에 크리스마스 츄리로 화재가 나는 걸 보고 비말이네도 바깥 장식은 전혀 않합니다.
올해 가장 맛있었던 한 끼는? 손꼽을 만한 것도 없었지만 스크루지 영감의 사무실 점원 가난한 밥 크라칫 (Bob Cratchit) 가족한테 보내진 칠면조 대신 닭다리로 요리쿡 조리쿡하면서 색바랜 편지를 들고 선 비말이는 블방동 친구님들과 함께 해봅니다. 공교롭게도 주인공 스크루지로 분한 주연배우 조지 캠벨 스콧 (George Campbell Scott) 의 미들 네임이 '캠벨' 이네요? 오늘 아침은 '캠벨 크램 차우더 (조개 스프)' 였는데요. *사진들은 영화 화면에서 캡쳐한 것들을 다시 만든 겁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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