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구글지도 쩜하나 찍고
캘리포니아 부동산 라이센스를 둘다 따놓고도 내 집 말고는 남의 집하나 팔아보지 못한 바둑이 할베 할매는 인터넷 케이블로에 있는 수 많은 집들에 쩜을 찍고 놉니다. 25년 전 종이지도 펴놓고 빨강 색연필로 쩜 찍고 빨강 동그라미 그리며 500여채를 보던 때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요. 하루도 안 빼먹고 인터넷 땅을 보는 넘편도 이미 넘겨진 옛집 뜨락을 아직도 내 집 뒷뜰인 양 거닐고 있는 마눌도 꿈꾸듯이 그러고 있습니다. 얼마전 인터넷 기사에서 만난 캘리포니아 엘에이와 텍사스 휴스턴의 주거비와 집값들을 비교 분석한 글을 놓고 자의든 타의던 안가고 캘리포니아에 남은 건 잘한 일인 것 같다며 오랜만에 둘은 합을 맞춥니다.
*탈가주에 나선 81만여 명중 10만 2000명 (연방 센서스국 자료) 이 텍사스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같은 기간 가주 (캘리포니아 주) 로 이사 온 인구는 47만 6000여 명이었다는데 텍사스에서 가주 (캘리포니아) 로의 이주는 4만여 명에 불과했으나 6만명 이상의 가주 주민이 텍사스로 갔다고 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주거비 부담이었는데 지난해 텍사스 전체의 평균 집값은 30만 달러였고 가주의 평균 집값이 74만7352 달러 였으니 같은 돈으로 텍사스에서는 집을 두 채 살 수 있었던 셈이라고 하네요 (*인터넷 미주 한글신문에 실렸던 기사를 빌려와 편집했습니다).
처음 인터넷이 시작할 때 한국의 여배우 (채림?) 가 '인터넷에 쩜 하나 찍고 WWW.Com 그런 광고로 날렸었는데요~ 지금은 세 살 아이들도 케이블선 타고 인터넷 공간에 집한 채 짓는 건 냉장고속에서 자기 간식 꺼내먹는 거 보다 더 손쉽게 하더라고요. 손녀가 세 살 때 '할무니 퍼니!' 그러면서 놀리더니 이젠 학교 다니면서 자기도 다 컸다고 하네요. 정월 대보름 달이라고 찍은 건데 진짜 쩜하나 찍혔습니다.
휴스턴 텍사스 집값
미국의 텍사스 휴스턴에 $390.000 (5억 20만원 쯤) 에 나온 이층집이 있어 인터넷으로 구경을 합니다. 방 4개, 목욕탕 3개의 2,140 sqft (60평 조금넘는) 아담하고 사진상으로는 예쁜 이층집 입니다. '왜 집을 봐?' 넘편이 뜬금없이 인터넷 지도를 다시 꺼내드는 마눌을 보며 깜놀해 합니다. '그냥~ 현대적인 우아함과 시대를 초월한 편안함과 뒷마당 소금물 수영장 자물쇠 걸린 금속 게이트..' 이라니까 본다면서 화면을 돌리자 웃습니다. 이런 집이 캘리포니아 엘에이 근교에 있다면 몇 배는 비싼 값으로 나올 텐데요.
텍사스의 개솔린 가격이 갤런당 평균 2.91달러일 때 가주 (엘에이) 는 같은 날 5.18달러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우리도 텍사스를 눈여겨 보면서 휴스턴, 댈러스, 오스틴으로 이주를 꿈꿔기도 했는데 그것도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라 그냥 주저 앉았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두 배 세 배로 비싸고 힘든 상황이겠지만 그 만큼 혜택도 뒤따르니요. 바로 달려오고 갈 수 있는 가족이 있고 친구도 있으니 40년 그 세월이 무심치는 않을 것 같았습니다. 우리가 마음에 뒀던 텍사스의 집들이 3여년 만에 다시 주택 시장에 나왔는데 가격대가 2배 정도 밖엔 오르지않아 사는 사람들은 좋겠지만 파는 이들 입장에서는 억울할 것도 같았습니다.
이방인들을 삶
인터넷 기사를 읽으면서 넘편과 마눌은 동시에 눈을 맞췁니다. 지난 2020년 여름에서 이듬해 겨울까지의 일들이 다시 악몽처럼 되살아 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를 떠나 어디든 갈 수 있는 곳으로 가자고 넉달을 헤메 다니다가 다시 주저앉은 캘리포니아.. 집을 팔고 몇 달만에 일억 오천만원이 오르는 걸 봐도 '우리집 아닌데..' 쿨하게 인정할 수 있을 만큼 힘들었던 시간들 이었습니다. 몇 년이 지난 지금은 '아깝다 다시 간다면..' 혼잣말로 옹알이하는 마눌한테 이젠 '우리가 다시 살 수도 없을 만큼 올랐어!' 못을 박으면서도 평화로울 때 땅보러 다니던 그 땅값들도 2~3배를 올랐다며 '그걸 샀더라면..' 은근 면박을 줍니다. 입도 벙긋 못하게 말리던 시간들이 있었던 걸 기억해내며..
'돈도 명예도 사랑도 다 싫타!' 누군가의 다 버리고 떠나고픈 그런 시간이 아닌 '잘 살아보세!' 작은 희망으로 선 넘고 금 밟고 앉아 넘편 내편할 것 없이 음정 박자 가사까지 다 틀려가며 때창을 해대는 70넘은 넘편과 70을 넘보는 마눌이 유치원생들보다 더 유치찬란 합니다. 캘리포니아에 남든 텍사스로 갔던 어차피 미국은 미국, 타국생활에서 우리는 이방인들 입니다. 요즘 골프장에서도 다시 들썩거리는 '어디로 가야 하나?' 인터넷 구글지도에 쩜하나 찍고 집하나 지어 노는 블로그 글방 놀이도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비말 飛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