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고마왔다 신발들아
오늘은 무슨 색 어떤
모양의 신발로 땅을 딛고 서 계셨던지요?
발이 편해서 몸과 마음이 편한 혹은
예쁘고 비싼 고급스러운 명품?
그 어느 쪽이 됐던 몸과 마음이
편하고 기분좋은 하루를 함께 하셨으면요
오래전 포스팅했던 글과 사진들에
눈 마음이 꼿히는 새벽 블방
공중을 날으는 새도 땅을
딛고 선 나무도 못돼 그냥 '닭으로 산다' 는
제 암담한 현실과 같았던 그런 날
날개있는 새는 하늘을 날고
나무는 땅에 깊이 뿌리를 박고 굳건들 한데
날개도 두 다리도 있는 늙은 암탉은
그 날개로 멀리 날 수가 없고
가냘픈 두 다리로 버팅기며 부리로 땅만
파헤치는 미래도 암울한 나날들
신발이 편해야 몸맘이 편한데
새신발이 편치않고 마땅찮아 너덜거리는
헌신발만 늘 찾아 신었습니다.
요즘은 엄청 오른 가격대에
고갤 돌려버린 운동화지만 짝꿍은 지금도
'네 운동화 여기!' 광고를 보입니다
지난 20여 년 중 젤로 건강한
요즘에 왜 자꾸 오래전 악몽같던 세월들을
소환해 내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몇 년전 딸넴이 '비싼 거' 라며
신겨줬던 색깔도 가격도 마음에 않들었던
운동화 바닥이 다시 너덜해지고
골프화도 작업화도 갈아신는 게
귀찮아 마구잡이로 신으니 페인트도 묻고
구멍도 나고 '아, 쥔장 닮았네!'
멀쩡한 골프화 두고도 제 것
사기 전에는 않 신겠다는 짝꿍 '무슨 의리?'
워커화 등산화가 새 것처럼 있는데
하이힐 골프화 운동화가 없네요
혹시 비말이 불쌍해 보여서
신발 한 켤래 보내시고 싶은 블님들 계실까
미리 감사드립니다 '괜찮습니다'
원래도 오래된 것들에 집착이
강했지만 특히 신발은 발에 맞지않는 것들
시러라해 헌 구둣방을 찾기도요
서울살 때는 이십대 때도 동네의
헌구두 수선방 아저씨와 늘 친하게 지냈고
덕분에 입선한 수필 원고료도 받아
아저씨께 담배 두 보료를~
고국 방문길에 안경점으로 바꿔
형부 돋보기 사드리려 들어갔다가 아저씨
작은 아드님께 할인도 받았네요.
아저씨는 떠나셨다지만~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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