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새벽 혼자 삽질하는 여자
갑자기 울컥~
지난 세월들이 여기저기를
쿡쿡 찔러대며 감정에 구멍을 뚫어댑니다.
24시간을 48시간 같이 쪼개 써면서
투잡 쓰리잡 봉사활동 학교..
바쁘게 살면서 '이젠 됐다' 할 때
사고가 났으니 세상이 무너져 내린 거지요.
많이 억울했고 죽고 싶을 만큼 아팠고
힘들었던 그 세월들을 이제서야
되돌려 보며 훌쩍입니다
8순 넘기신 딸 대신 아들만 셋인
맏이 언니는 막내가 살아 어느 하늘아래서
숨 쉬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고맙다'
시며 매일이 '감사 기도'
국교 졸업식날 갓난쟁이 막내를
업고 졸업장 받으러 가셨다던 큰 오라버니
'애기 훔쳐 갈까봐' 그러셨다던
2020년 9월, 코로나 19 시대
이삿짐싸는 새벽 서울서 걸려온 전화 한 통
'고모, 아빠가 돌아가셨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닌 당뇨병?
울 집안 병력엔 그런 사람 아무도 없었는데
'당뇨는 무슨?' 지구별을 떠나셨네요
아버지도 엄마도 큰 오빠도
울타리돼 주시던 그 분들은 함께 실까요?
뭔가 해 냈을 때 젤로 먼저 알리고
자랑하고 싶은 분들인데
어린아이로 되돌아가 울먹이며
육십 년도 넘은 어느 날들이 파노라마처럼
낡고 색바랜 무성 영화처럼 쏟아져
촤르르르~ 필림을 돌립니다
살아있는 날에 쓰는 일기장
'비말이의 색바랜 편지속 소리나는 일기장'
천쪽짜리 장편 소설이 부럽지 않다며
혼자 '뻑' 가서 주절주절 궁시렁
감정과 감성이 선을 넘으면서
차칸여자 코스프레를 해대며 속을 죽이며
나도 할 수 있다 '나이가 문제니?'
20년 세월 구멍 뻥뚫린 가레엿으로
바꿔먹은 거 다시 돌려 놓을 꺼야 '말리지마!'
코골며 자던 짝꿍 놀래서 '또 오셨네'
신 새벽 혼자 삽질하는 여자
새벽 이신율리님 답글 드리려다
오라버니 안부인사에 혼자 '억' 생난리를.
사진들은 이미 몇 년전에 사용했던
것들을 다시 소환합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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