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고 싶은 색깔옷을 골라입고
그냥 내가 나 였으면 하는
그런 날이 있다 누구의 딸 아내 엄마로 있는
그런 날 말고 아무것도 내 능력으로는
할 수 없던 어린날의 내가 아니라
원하는 것을 조금쯤은 내 힘으로
내 맘대로 할 수있는 지금 이대로의 나로서
누군가의 보호가 필요한 어린 아이도
누군가를 돌봐야 할 의무도 없는
맘속 깊은 곳에서 날이 갈수록
자라나는 떡잎하나가 줄기를 키우고 잎을
앞세우고 못 말리는 돌연변이로
자라 세상밖을 탐하는 날
입고 싶은 색깔옷을 골라입고
살색 스타킹 억센손 끝에 닿을까 조심스레
끌어올리며 '춥다, 바지입고 나가거라!'
엄마의 성화를 듣지 않아도
여보, '오늘 이것 좀 알아봐 놔!'
엄마, '다 됐어?' 무표정한 누군가의 시달림
에서 혼자만의 자유를 선언하는 날
달포 후면 땅치고 후회 하겠지만
골드카드 찔러넣은 핸드백 내동댕이 치 듯
차 안에 던져넣고 자동차 시동을 건다
번호를 눌려 음악을 고른다
커게 더 커게 그라지 키를 눌려 후진을 한다
따릉 따르르릉! 부릉 부르르릉!
시동 걸리는 소리와 동시에 집
전화기가 '어디가?' 악써대 듯 불러 세운다
오늘도 일상 탈출을 꿈꾸던 나는
전화 한 통으로 발목을 잡힌다
늘근소녀 일탈기, '그럼 그렇지 내 복에 무슨'
손까시에 올 나가지않게 조심스럽게
스타킹을 살살 말아 내린다.
2012년 어느
봄날같은 가을날에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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