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잠깐 들었다 도로 베개에
뉘이며 눈을 감고 누운 체 생각의 산길 들길
블로그안 미궁속을 헤매다 보이지도
않는 이름표들과도 만난다
'보여주는 것들만 보시요' 라고
말했던 내 안을 들여다 보면서 제대로 보여
주지도 않으면서 괜히 그랬던가 보다
후회도 영점 몇 초 동안 하면서
먼저 아는 체 해 놓고도 전혀
못 본 체하는 다른 이들로 부터 테러 당하는
기분일 때도 있다 나로 부터는 얼마나
더 많은 이들이 그런 느낌일까
생각을 멈추고 방향 잃은 뇌가
혼자 난리 부르스를 춰대며 '날 좀 보소' 다
이러다간 진짜로 돌아버리겠다
고향집 골목밖 돌층계집 키다리
아저씨도 이쁜 봉선이 언니도 숙이 고모도
혼자만의 세상에 놀다오곤 했는데
한 시간여 미동도 않고 있다보니
밖에서 싸이렌 소리가 악을 써대며 달린다
'무사했으면' 하고 기도 드린다
열 아홉살이예요
외로와 외로와서 못 살겠어요
날좀 보소 날좀 보소 날좀 보소
난 그런거 몰라요 아무것도 몰라요
내일 일은 난 몰라요 하루 하루 살아요
온갖 노래 메들리로 묶어 흡사
혼이 빠져 나간 녀자처럼 한 바탕 소동을
끝내고 벌떡 일어나 목욕탕으로
묶어 똥머리 얹어올리고 냅따
부엌으로 달린다 오늘 다른 세상에서 너무
많이 놀았나보다, 짝꿍 눈치챌라~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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