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화분속 석류 한 그루가
집안팎 사방팔방 온 뜨락에 앉고 서서
겨울봄여름가을 사계가 가는 동안
빛가림, 해를 막아섭니다.
분명 봄이 왔는데 새 밥으로
남겨 준 석류가 껍질만 말라 비틀어져
연두색 석류새순 이파리속에서
데롱대면서 메롱합니다.
한 알의 석류가 땅에 떨어져
살아 바둥대면 그냥 그 한알로 끝나지만
썩어서 죽으면 공중을 나는 새도
비말이도 먹여 살찌웁니다.
청실홍실 노랑 까망줄로
제 무게에 공중 낙방할까 꽁꽁 묶어서
올 가을에도 '석류의 계절' 문주란
노래로 함께 즐기자 합니다.
황금빛 찬란한 커튼을 걷고
그 겨울, 봄, 여름을 지나 늦가을에 다닿아
24K같은 금빛으로 창밖을 막아선 너
짐 내린 가을, 석류나무입니다.
결실의 계절 가을 앞에서
황혼의 부르스를 저 좋아 부르겠다는데
누구랴 말릴 수 있겠습니까?
석류야, 아직은 좀 이르다
남보다 늦게 나와서 홍보석 쏟아 놓기엔
팔삭둥이 되기 싫으면 좀 기다려!
그러든가 말던가 큰 입을 쫙~
20여년 부지런떨며 열일 한
다산의 상징 석류 진홍빛과도 친해진
비말네 뜨락 석루나무의 사계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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