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오늘의 주제는 '시작만 하고 끝내지 않은 일이 있다면?' 에 대해 생각해 보라는데 요즘은 시작도 못한 일들이 거의라 색바랜 편지를 들고 선 비말이는 그냥 20여년 세월을 손가락으로 폴짝 건너뛰어 어제의 역사가 재현될 즈음을 블방동 우물에 두레박내려 길어 올립니다.
오늘을 선물처럼
머리도 꽁지도 없이 시작되고 끝나는 블방 이야기들은 오가시는 블방님들 자주 바뀌시다보니 용두사미 (龍頭蛇尾) 가 되고 끝도 시작도 없이 계속되는 아라비안 나이트, 천일야화가 되곤 합니다. 그러든가 말던가 Today is a Gift! 그러면서 시작만하고 아직 끝내지도 못한 일들.. 어쩌면 영원히 끝나지않을 일들로 현재 (Present) 를 채웁니다.
천개의 포스팅도 이미 오래전에 끝이 났겠지요. 책으로 묶을 거라 준비만 하다가 블방에 퍼질러앉아 댓글답글 글무수리로 노닥거리는 세월도 그리 나쁘지는 않은 것 같아 어제의 역사를 미지수이던 내일, 그 오늘의 선물인 양 포장들을 해대면서 정성을 다합니다. 영어에서 Present (프레전트) 는 선물이라는 뜻도 있지만 현재라는 뜻도 있습니다.
A Prayer for December
Almighty God, when you came to us/ A darkened world was struck by light/ Not only at Christmas but for all eternity/ How can we ever thank you enough? (Prayers 12)
전능하신 하나님 당신께서 우리에게 오셨을 때/ 어둠의 세상은 빛을 받았습니다 크리스마스만이 아니라/ 영원토록 우리가 어떻게 감사한 마음을 다하리이까? 시와 찬미 (12 월의 기도)
12월을 며칠 남겨놓고 살던 아파트도 이사할 준비도 다 끝을 냈는데 갑자기 중간 역활을 하던 한국여자분 중계인이 끝도 안맺고 라스베가스 가족휴가를 떠났다고 합니다. 전화로 처음 친절하게 알려준 노하우들이 고마와 아무하는 일 없이 그냥 공으로 구전만 챙기게 해줬는데도 계속 방해공작만 놓더니 종내에는 사고를 칩니다. 울집 열쇠까지 가지고!
그 일 때문에 비말이랑 짝꿍 공인중개사 공부를 하고 덕분에 (?) 캘리포니아 라이센스도 따긴했네요. 장농면허로 썩고 있긴 하지만요. 아픈 몸으로 컴퓨터앞에 앉아 몇 백개의 집들을 보면서 찾아낸 집인데 자기 소스인 것처럼 말하던 그 여자얼굴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저녁에 일 끝나고 늦게 와서 아픈 마눌 챙기고 짐 챙겨왔더니 열쇠도 없고.. 크리스마스도 이미 지난 12월 밤바람은 참으로 추웠던 것 같습니다. 다시 내놘 아파트 외국인 관리인한테 전화해 며칠 더 산다고 부탁을 하고 그 밤 돌아섰던 일들이 어느 소설책에서 만나지는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저 집도 살리고 비말이도 살아났으니 분명 캘리포니아 드림의 한 조각이었던 거 같습니다. 비싼 아파트 한달 렌트비의 반 값밖에 안되던 30년 모기지 한 달 페이먼트. 남의 집 쓰레기로 내 집 보물로 만들어내면서 일하다 죽더라도 오늘 할 일은 오늘 끝내려 얘 썼던 시간들을 다시 만납니다.
시작만 하고 끝내지 않은 일이 있다면? 그건 티스토리 블방질로 버려진 시간들이지만 아직은 아직이라 남은 시간들에 기름칠을 해봅니다. 오늘 못하고 남은 일은 내일할 거라며 혼자 맘으로 약속하면서 '시작만하다 만 일' 들을 머리속에 주섬거리며 담습니다. 내가 다시 살아났는데 그게 무에 그리 큰일이라고 해싸면서요. 긍데, 진짜로 해야할 일들이 엄청시럽게 많이도 쌓여있습니다. 티스토리 블방에서 비말이가 사라지는 날이면 뭔가 또 하나 오늘할 일이 끝을 맺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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