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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속의 글들

2023년에는 날개야 다시 돋아라

by 비말 2023. 1. 1.

 

2023년에는 날개야 다시 돋아라

가끔은 날개를 갖고 싶다는 생각에 꿈을 꾸듯이 생각의 나래를 펼치며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오만가지 상념에 빠져 들기도 합니다.

 

 

날개 (이상)

나는 어데까지든지 내 방이 집이 아니다. 집은 없다 마음에 들었다. 방안의 기온은 내 체온을 위하여 쾌적하였고 방안의 침침한 정도가 또한 내 안력을 위하여 쾌적하였다.

나는 내 방 이상의 서늘한 방도 또 따듯한 방도 희망하지는 않았다. 이 이상으로 밝거나 이 이상으로 아늑한 방을 원하지 않았다. 내 방은 나 하나를 위하여 요만한 정도를 꾸준히 지키는 것 같아 늘 내 방에 감사하였고 나는 또 이런 말을 위하여 이 세상에 태어난 것만 같아서 즐거웠다.

 

 

그러나 이것은 행복이라든가 불행이라든가 하는 것을 계산하는 것은 아니었다. 말하자면 나는 내가 행복된다고도 생각할 필요가 없었고, 그렇다고 불행하다고도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그냥 그날그날 그저 까닭없이 펀둥펀둥 게을러고만 있으면 만사는 그만이었던 것이다.

내 몸과 내 마음에 옷처럼 잘 맞는 방 속에서 뒹굴면서 축 처져있는 것을 행복이니 불행이니 하는 그런 세속적인 계산을 떠난 가장 편리하고 안일한 말하자면 절대적인 상태인 것이다. 나는 이런 상태가 좋았다.

이상 대표 소설집, 날개 (169-170쪽)

 

 

12월 12일 (6-7쪽)

생명의 피가 도는 날. 닭이 홰를 치는 새벽 사랑과 고독, 시대적인 허무와 비애 속에서 인간적인 재기의 몸부림을 본다.

 

 

저들은 어찌하여 나의 생각하는 바를 이해하여 주지 아니할까, 나는 이렇게 생각해야 옳다는 것인데 어찌하여 저들은 저렇게 생각해야 옳다는 것일까

 

 

1977 년도 발행한 책, 누구한테 선물 받았는지도 잘 모르겠는데 지금은 전혀 다른 책을 읽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이해인 것도 같습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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