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38 비말뜨락의 봄날 언젠가 만나졌던 그 봄이다시 나를 일깨웁니다. 몸살인지감기인지 병명도 모르면서 시름앓던 그 밤이 꿈인 양 돌려 세우면서창밖 아침을 만납니다. 창틈으로 쏟아진 천상햇살의눈부신 색실 타래하얀 손 위에 무지개로 흔들릴 때눈물로 빚어내는 영혼의 맑은 가락 바람에 헝클어진 빛의 올을정성껏 빗질하는 당신의 손이노을을 쓸어내는 아침입니다 초라해도 봄이 오는 나의 안뜰에당신을 모시면 기쁨 터뜨리는매화 꽃망울 문신같은 그리움을 이 가슴에 찍어논 당신은 이상한 나라의 주인 지울 수 없는 슬픔도당신 앞엔 축복입니다 봄아침, 이해인 수녀내 혼에 불을 놓아 24~25쪽 화월이가 지들도암탉과 병아리되어 함께 줄 섭니다.'우리도 다육이야!' 이 봄엔 뭐든줄 세우면 다 꽃이 됩니다. 암탉과 병아리, 노랑꽃하나 피워놓고 또 다른 꽃들.. 2025. 4. 11. 암탉과 병아리들 미국 캘리포니아 비말뜨락에서 사계절을 피고지고 또 피우는 다육이, 암탉과 병아리 꽃입니다. 왼쪽위 하얀 나무둥치는 배롱나무 (목백일홍), 어느 해 초봄에 찍힌 사진입니다. 한국의 제주도나 남쪽동네의 유채꽃 대신 보며 마음달래는 꽃이기도 합니다.꽃말이 '보호와 모성애' 라는 Hen N Chicks (암탉과 병아리들) 들이 비말뜨락에서는 별로 이뿜을 못받고 버려진 체 지들만의 리그로 살아내던 악착 (?) 같은 의지의 식물들이었습니다. '암탉과 병아리 (Hen N Chicks핸엔 칡스)' 로 알려진 다육식물 Sempervivum (셈페르비붐) 이라는 식물 그룹에 속한다고 합니다. 장미 모양의 잎을 가지고 있으며, 큰 식물 로제트 (암탉) 주변에서 작은 로제트 (병아리) 가 돋아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돌나물과에.. 2025. 4. 10. 모종의 습관사이 국민학교에 입학하면서 매일 일기를 써는 숙제가 주어지고 게으름 피우다 한꺼번에 일주일치를 써놓고는 요일과 날짜는 그 때마다 맞췄는데 날씨가 문제라, 손쉬운 그림부터 일단 그려놓고 마무리를 했더랬습니다. 내가 보기엔 완벽한데도 울동네 신내린 선이 고모보다 더 영험한 울담임샘한테는 안 통했던 60년 전쯤을 떠올리기도 합니다.날씨 외울 걱정도 없이 실시간 알려주시는 스맛폰과 블글친구님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밤낮을 바꿔가며 소리나는 일기장을 채우기도 하는 시간들. 한글로 시작했던 20여년 전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변함없이 컴퓨터를 열고 들어와 블방동 새벽을 달립니다. 웹로그 (web log)' 의 줄임말이라는 블로그 (blog) 라는 글이 사전에 없었던 1990년대 중반부터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블로그.. 2025. 4. 9. 아무도 아닙니다 숙이 조모: 누고?숙이: 아무도 아입미더, 숙입니다.조모: 그으래, 아무도 아이네!숙이: 예에, 맞십니더. 어릴 때 우리 뒷집에 살던 숙이하고 그녀의 할머니가 부엌문과 안방을 사이에 두고 늘 오가던 말이었습니다. 숙이는 전설따라 삼천리 영화나 얘기속의 사연처럼 강보에 쌓인 체 그 집 대문간에서 줏어 길러졌다는.. 온 동네가 다 아는 비밀도 아닌 비밀입니다.나보다 두 살 더 먹은 눈이 크고 까무짭짭하게 생긴 착하고 순하디 순한 아이였습니다. 당연히 언니뻘인데 그냥 이름을 부르며 그 집 누렁이 넘나드는 틈새로 둘이 오가며 온갖 요시락을 떨며 놀았던 비말이 어릴적 동무입니다. 네살 터울의 여동생한테 시종처럼 부림을 당하면서도 늘 해맑게 웃던 그녀.. '숙아, 니는 성 낼줄도 모르나?' 하고 물을라치면 '어데~.. 2025. 4. 8. 말모이 비말모이 2019 년 어느 날 '말모이' 무료 영화소개를 보면서 그 뻔한 영화제목에 '정답, 홍당무!' 이구동성으로 둘이 외치면서 컴화면을 조정해 놓고 각자의 침대끝벽에 베개들을 단단히 고이고 자리를 잡고 앉습니다.많은 사람들이 힘들게 돈들여 만든 새 영화를 도둑질해 본 느낌에 찜찜하던 것도 잊고 빠져듭니다. '말은 민족의 정신이요, 글은 민족의 생명이다.' 그 시작은 어찌됐든 그 끝은 창대했습니다. 누군가들의 오랜 세월, 그 노력들이 헛되지 않았음에 감사해 합니다. 수고들 많으셨습니다. 말모이들이 비말모이가 돼 줬던 어느 날을 떠올립니다. *'말모이'는 엄유나가 감독을 맡고, 유해진, 윤계상의 주연으로 2019년 1월 9일에 개봉된 한국 영화이다. 일제강점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일제에 의해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 2025. 4. 7. INFJ-T 옹호자 16가지의 성격 유형을 묻고 따져준다는 싸이트를 3년 전 봄에 다녀오고는 잊고 있다가 다시 다녀옵니다. 16 Personalities 유형이 아니라 내 안에 내가 16가지 성격을 내포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해서 웃습니다. 재미있는 건 그 때와는 전혀 다르게 대답을 한 것 같은데 거의 같은 답이 나옵니다.내용물보다 금색이 맘에 들어 산 Ferrero Rocher 쵸콜렛을 한알 입에 넣으면서 황금빛 찬란한 시간들이 내게 다시와 줄까 미지의 세상을 엿보는 시간입니다. 비말이 성격유형은 '옹호자 (INFJ-T)' 차분하고 신비한 분위기를 풍기는 성격, 다른 사람들에게 의욕을 불어넣는 이상주의자라고 하는데 과연 그럴까 모르겠습니다. 88% 내향형과 84% 직관형인 정신상태 (?), 내향형은 소수의 사람들과 .. 2025. 4. 6. 이전 1 2 3 4 ··· 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