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들을 별로라 하는 비말이는
어릴 때부터 고향 통영에서 미깡이라 불리고
서울서 귤이라 하고 미국에서는 오렌지라
불리는 이 과일만은 놓지를 못합니다.
미국 처음와 골목마다 산등성 아래
마을에서 만나지던 오렌지 나무들을 보면서
꿈꾸곤 했던 것이 마당깊은 집에 노오란
황금색 오렌지 달린 나무 심는 것.
Please help yourself
to all the oranges
you would like!!
Jeanne
이 백 준다고 이것만 채우라는 게
아니시라며 농담까지 하시면서 '다 따도 돼'
강조에 강조를 하신다, 핼프 유어셀프!!
네 마흔 네살 생일날 미세스 하트가
직접 골라서 인부까지 붙여 보내주신 우리집
오렌지 나무는 해마다 더 많은 오렌지를.
저 자리를 백년도 더 지켰을 것 같은
상수리 나무는 상수리를 쏟아내고.
'무심한 강물위에 잔주름 여울지고'
석양이 짙게 깔리면 흑백으로 봤던 티비극
'여로' 주제가를 흥얼거리기도 하고.
오렌지 나무를 정리하러 일꾼들이
올거라며 일부러 오셔서 저 종이 봉투를 주고
가시면서 맘껏 따서 먹으라는 진할머니
아마 처음 할머니와 친해진 건
20여년 전 교통 사고로 오랫동안 의지했던
워킹체어 때문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얻어먹은 후 빈 그릇 그냥 가져다
줄 수가 없어 고민하는 거 꽤 신경 써이는데
할머니 뜨거울 때 드시라고 쟁반에 그냥
담아다 드렸더니 얼굴이 비춰게 닦아
종이 봉투에 넣어다 주신다.
유튜브에서 빌린 노래
노래: 이미자 (여로)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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