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늘' 이란 얼굴을 가지고 날 만나줍니다.
어제 노을지는 서쪽하늘을 오늘 아침에 만납니다.
기다리는 게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비밀인가
가쁘게 목타게 살아가는 나날을
이어 주는 숨은 지하수가 아닌가
먼 곳에서 아물아물
가물거리며 다가오는 듯한
기별 같은 거, 소식 같은 거
기다리는 게 있다는 건
얼마나 아련스러운 위안이랴
사방 천지, 모두 차단된 거 같은
멍멍한 이 세상에서, 얼동 설한에
겨울물처럼 숨쉬고 있는
기다림 같은 게 있다는 건
얼마나 애처로운 사랑이랴
무수한 사람들에게 채여
얼 얼 방향을 잃고 허둥거리는
이른 봄벌레처럼 처진 자리에 아찔
아찔거리는 기다림 같은 게 있다는 건
얼마나 보살 같은 따사로움이랴
보일 듯이, 잡힐 듯이
들릴 듯이 가까운 어느 곳에
기다림 같은 것이 아롱거리는 건
얼마나 잔인한 그림움이랴
아, 기다림이 있다는 건
얼마나 고독한 긴 긴 벌인가
기다림을 사는 거 (조병화 68~69 )
티스토리 12월 9일은 '일년 뒤 기대하는 내 모습은?' 이고 12월 10일 '올해 가장 몰두했던 일은?' 인데 오늘 새벽 비말이는 티스토리와 씨름하느라 잠도 설치고 댓글 답글도 다 못 드렸지만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하루를 채워보려 합니다.
오늘 색바랜 편지를 들고 선 비말이 티스토리 블방이 말썽이라 최고로 힘든 시간을 보내다 남의 글하나 타이핑해 올리면서 대화란은 막겠습니다. 어차피 우리 모두의 시간은 '기다림을 사는 거' 마음에 드시는 순간들과 좋은 하루 되셨으면 합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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