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삼겹살 야채볶음
고기는 무조건 소고기만 찾다가 어느 날 돼지고기도 봅니다. 삶고 지지고 볶고 튀기다가 야채도 넣고 인터넷도 뒤비면서 요리쿡 조리쿡 식칼들고 부엌애서 혼자 설치며 밥짓던 여자는 돌쇠인지 서방님인지 하나가 더 보태져 둘이서 식칼들고 자리 쌈박질로 고추장 된장이 불꽃처럼 튀깁니다. '이걸 넣은 게 더 좋은데~' 한 마디씩 거드는 넘편이 처음에는 고맙고 도움도 됐는데 이젠 구찮다며 밀어냅니다. 둘다 평생 '난 고기 별로야~' 하던 사람들이 2024년 들어 푸줏간 삼순이 삼돌이로 변해 난리굿을 치뤄냅니다. 한번 뭔가를 만들고 나면 그 담번엔 좀더 업그레이드 된 뭔가를 시도하면서 질도 양도 많아집니다.
지난번 먹은 제육이 둘째시누이 입맛까지 잡았던지 괜찮다며 안가져 간다는 걸 억지 (?) 로 싸줬더니 맛나게 먹었답니다. 전에 옛집에서 우스개 소리로 '우리집 개조해서 맛집해도 되지않을까?' 하면서 껄껄대기도 했는데요. 풀꽃나무 사이에 돌테이블도 몇 앉히고 나무손질도 해 놓고는 그냥 버리고 (?) 오고 말았습니다. 작은 욕심이 큰 화를 불러 일으킨 코로나 19~
고진교도 제육파들
한국어도 영어도 한문도 여엉 시원잖아진 넘편과 마눌은 지난 서울에서의 젊은 시절을 아주 째끔씩 아쉬워하는 게 그 넘의 언어들입니다. 마눌 왈, '공부할 때 한문만 좀 됐으면 난 한의사를 했을 텐데~' 이에 질세라 '나도 한문만 좀 잘 했으면 아버지가 뭐든 할 수 있게 해 주신다고 했는데..' 어쩌둔 둥 두 바부탱이들은 아무것도 못 되고 부뚜막에 앉아 얌전들만 떨다가 늘거 꼬부라졌습니다. 이제와서 뭔 오복을 챙기겠다고 시원잖은 치아로 고기맛을 들이고들 있습니다. 돼지고기 삼겹살을 삶아 맛 들였다가 야채까지 곁들여 고추장볶음으로 삼겹살 제육 야채고추장 볶음으로 만들어 냅니다. '최고다!' 배추 한 박스 사놘 걸 생으로 다 먹어댑니다. 고진교, 노병님의 고기를 진짜로 좋아하는 사람들처럼 고기를 찾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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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육 (熟肉) 과 제육 (猪肉)
'수육' 은 삶아 익힌 고기를 뜻하는 한자어 '숙육 (熟肉)' 이 변한 말이다. '숙육' 의 발음이 불편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ㄱ'이 탈락하고 '수육'이 됐다. '수육' 이 '숙육'에서 온 말이므로 삶은 고기 모두를 뜻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특별히 쇠고기를 지칭한다. 삶아서 얇게 썰어 접시에 내놓는 이런 형태의 요리는 주로 쇠고기로 하기 때문이다. '갈매기살' 이 돼지고기를 지칭하는 데 비해 같은 부위의 쇠고기는 '안창살' 로 구분해 부르듯이 '수육' 은 쇠고기만을 가리킨다. 돼지고기를 '수육'이라 부르거나 '돼지고기 수육'이라 하는 것은 맞지않는 말이라고 합니다. 제육 (猪肉) 은 '돼지고기' 를 가리키고 돼지고기 요리를 통칭해 부른다고 합니다. (우리말 바루기 '수육-제육' 편에서).
수육도 제육도 이제서야 만난 맛들이라 아직 남이 해 준걸 제대로 먹어보지도 못한 미국사는 촌노들은 둘만의 경쟁에서 일, 이등을 다투면서 '니 맛이다~ 내 맛이다' 말 못하는 강쥐 바둑이한테까지 맛을 보이며 반응을 봅니다. 고추장 매운맛도 소주로 삶긴 맛도 제대로 파악 못하는 개한테 말입니다. 비 내리고 기운 빠지는 꿀꿀한 날에는 남의 살을 먹어야 한다던 어느 친구의 말처럼 잘 삶아낸 삼겹살로 제육 야채볶음에 고추장 두어스푼 투척하니 먹을만 했습니다. 고기맛도 먹어본 뭐가 안다고 하시던 어릴 때 부모님 말씀이 생각나는 미국의 프레지던트 데이. 대통령의 날 휴일입니다. 맛난 것들 드시고 기분좋은 하루 되셨으면 합니다.
비말 飛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