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지키는 사이프러스나무
명화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져 책에서 영화에서 '아, 저 나무!' 하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van Gogh) 의 작품, 사이프러스 나무 (Cypress Tree) 를 어제 어느 외진 곳 영영들이 잠들어있는 무덤가에서 만나셨지요. 프랑스 남부 (Southern France) 이탈리아 북부를 거쳐 터키 (Turkey) 에 이르는 지중해 연안에서 자생한다는 사이프러스 나무는 한국에서 말하는 측백나무나 향나무에 가깝다고 합니다.
비말네뜨락 사이프러스 나무들은 하늘높은 줄만 알고 키가 겉자라 늘 눈에 벗어나 미운털도 박혔더랬는데 두고 온 갸들이 젤로 '보고 싶다' 그런 느낌으로 다가서는 요즘이기도 합니다. 해리포터 시리즈에 나온 마법의 지팡이가 사이프러스나무로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생명의 사이프러스
*사이프러스 나무는 무덤을 지키는 나무로 알려져 있답니다. 지중해 연안에서 자라며 고대에 죽은 자의 제의식에 사용되는 애도의 나무로 알려져 있다는데 이슬람과 기독교 신자들은 죽은 자를 악령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묘지에 사이프러스 나무를 심기도 했다고 합니다. 또 사이프러스는 죽음 이후의 영생을 상징하는 '생명의 나무’ 의 모티프로도 사용된다고 하네요. 반 고흐도 그의 작품에서 사이프러스 나무를 매료적으로 그렸다는데 그의 그림 속에서 이 나무는 불꽃같은 삶과 예술적 열정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AI양이 친절하게 알려준 것을 대충 커닝한 겁니다).
Cyprus (키프로스)
뜨락 풀꽃나무들 때문에 넘편과 마눌이 전기톱들고 싸우기도 많이 했는데 이젠 키친에서 식칼들고 싸우고 있습니다. 마눌 잔소리에 스트레스 받는지 '먹는 게 남는 거' 그러기라도 하듯 눈만 뜨면 먹는 타령이던 짝꿍 흉보다가 닮아진 비말이도 '아, 배고파!' 그러면서 냉장고 여닫는 시간이 잦아지고요. 옛집 무엌창에서 내다보이던 뜨락에 톱질하다 말고 쌈박질 하느라 그냥 두고 들어온 나무토막들이 점점 늘어갈 즈음 둘이 '타임 아웃' 을 외치며 조금씩 양보하기로 하고 평강공주와 바보온달 놀이를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짝꿍은 목숨 (?) 걸고 8피터가 넘는 담위에 올라가 아슬아슬하게 써커스를 하면서 자른 사이프러스 나무가 볼품이 없다고 못 하게도 말리고 '내가 한다' 고 전기톱 들고 나서기도 하고.. 넘편과 마눌의 '전쟁과 평화' 가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Cyprus (키프로스) '섬과 영원히 산다' 는 뜻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측백나무과로 분류되며 특징으로는 키가 큰 원추형 교목으로 황적색의 나무 껍질 (단단하고 질김) 을 가지고 있으며 회갈색 열매가 열리고 한번 베어내면 재생하지 않으나 완전히 말라 죽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도 합니다.
처음 집을 살 때는 사이프러스 나무가 좋아 얼릉 페이퍼에 사인을 했는데 나중엔 그게 애물단지가 되고 나무하나 잘라내는데 1,000불 이상을 달라고도 하더랍니다. 실제로 지인들 댁에서는 $1,500까지 주면서 한 그루를 땅속 뿌리까지 파냈다면서 더 자라기전에 처치하라고도 했는데 그 땐 이미 너무 늦어 버렸네요. 남의 집 나무들보다 더 높고 커서 집팔 때 잘라달라면 아예 나무 자르는 값으로 '집값을 깍아주자' 고 까지 맘먹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집을 사는 사람들이 멋있다고 해 한숨 덜었습니다.
말 못하는 풀에도 나무에도 생명선이 있고 금밟지 않고 서로가 공존하는 것들도 같이 엉켜붙어 노닥거리는 것들도 맍지요. 단단하고 억센 사이프러스 나무가 죽은 영혼을 지켜주고 나무 목재로도 마술 지팡이로도 사용된다니 이 세상에 쓸모없는 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고 하나님의 오묘한 진리를 성경 아닌 나무하나에서 또 깨우치게 됩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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