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당신은 구원을 받았습니다
넘편의 치과 치료가 한번 남겨놓고 큰일은 끝낸 듯한테 웬지 조금 다운된 것 같아 한국마켓에 가서 배추랑 무우가 괜찮으면 사다 달라고 부탁을 하면서 먹고 싶은 군것질꺼리도 사오라고 합니다. 쵸콜렛을 끼니처럼 먹어 눈치한번 줬더니 '안사!' 하더니 두어 시간이 지나자 전화벨이 쉴 사이도 없이 실시간 울려댑니다. 배추랑 무우는 질이 안좋아 안산다기에 그러라고 했는데 이게 다 뭐랍니까? 장사 하시려나?
런치박스 것들을 다먹고 냇물과 자기 오줌까지 마시면서 살아낸 그 시간들.. 'I'm screaming in his ear.. you know, today you can say you saved a life~' Ohman said in a recent interview with ABC affiliate KNXV-TV in Phoenix. 물 반병, 맥주 두 캔, 조금의 과자, 상한 샌드위치 정도로 황무지 산속에서 길을 잃고 헤메다 구출된 사람..
어느 날 인터넷 기사를 보고 마음 다져먹던 날도 떠올립니다. 그 사람의 심정이 되어 더러 살짝씩 마음을 다치기도 하는 아무짝에도 쓸모없고 영양가없는 생각들을 다 털어내며 소리나는 일기장, 색바랜 편지글방 문을 열고 들어서면서 '후훅' 들숨날숨 호흡을 가다듬으며 Splash (비말) 물방울을 튕겨냅니다.
1,700 이 넘는 댓글들이 줄을 서 있는 중에, 'a couple beers..' 라는 말에 'What kind of beer?' 라는 댓글이 있어 살짝 화가 치밀다가 (?) 저 댓글을 쓴 블로거가 만약에 맥주회사 소속이라면 그런 질문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웃음이 터져 혼자 피식 웃고 맙니다. 사람들은 남의 삶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것도 같은데 엄청들 관심을 갖고 시시비비를 가리기도 하는 것 같더라고요? 하나님은 일주일을 만드시고 제 칠에는 쉬라고 하셨다는데 블로그 글방은 쉬멍 놀멍이니까 괜찮겠지요?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해맑게 먼둥 트는 새벽이면 배신맞은 기분으로 시작했던~ 낮에는 또 다른 이방인이 되어 누군가를 다치게 할 것같던 그 강렬한 뙤약볕들에 혼자하는 생각이 천갈래 만갈래로 찢기고 붙여져 인터넷 기사와 드라마속 이야기들이 함께 몽뚱거려져 제 삶안으로 들어서면 또 다른 한편의 이야기가 되어 말도 글도 아닌 엉터리 소설이 되기도 합니다. 살아 있음에 화내고 감사하고 울고 웃는 나날들 이왕이면 웃고 살아야 되겠지요.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사랑의 말을 남겨 놓아야 함을.. 어느 순간이 우리의 마지막의 만남이 될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므로.. 책상위 샤를르 드 푸코의 '나는 배웠다' 를 곁눈질 해봅니다. 미운 사람은 미워하고 이쁜 사람은 이뻐해야지, 뭐! 그러면서 짝꿍이 펼쳐놓은 과자들에 '난 저거!' 입맛을 다십니다.
요즘 대화란에서 답글을 쓰고 클릭을 하면 2~3개씩 같은 글들이 놓입니다. 그리고 지우면 이런 글이 나옵니다. '권한이 없거나 존재하지 않는 페이지입니다. 궁금하신 사항은 고객센터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만 그런가요? 지우는 것도 일이라 짜증납니다. 색바랜 편지방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일까요?
미국 캘리포니아는 주일입니다. 한국은 새롭게 시작하는 월요일~ 너무 격하게 휴일 잘 보내신 블님들은 직장에서 학교에서 '뭔데이?' 하실 것 같습니다. 정신 잘 챙기시고 남의 돈 그냥 드시는 일 없이 최선을 다하시는 먼데이 되셨으면 합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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