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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근소녀 일탈기

잡곡밥에 봄볕에

by 비말 2024. 3. 12.

3월에 눈이 시럽다

삼월도 열흘을 넘어서고 예년보다 기온이 낮은 날들이 많아서인지 풀꽃나무도 사람도 짐승도 병든 달구처럼 맥을 못 춰고 흐느적거립니다. 먹는 게 남는 거.. 라며 눈뜨면 밥타령하는 두 머스마 내 편인 듯 넘편인 내 짝꿍과 그의 애견 강쥐 바둑이를 위한 조촐한 점심 상차림을 하는 무수리 키친 창밖을 스치는 풍경

잡곡밥-고구마-보리쌀-옥수수 가루
보리쌀, 고구마, 옥수수 가루로 잡곡밥

버선발로 댓돌을 사뿐이
뛰어내리는 초선이 눈썹닮은
갸냘픈 초생달이 그예 배를 불려
도톰해지자 둥근 보름달 흉내
내며 담밖 가로등한테 친구
하자는 듯 말을 흘리고

Like A Virgin (Madonna)
From: YouTube

고구마-옥수수-보리밥
보리쌀은 퍼지고 옥수수는 뭉치고 고구마는 보들

그 봄이 앓는다
하얗게 별 꽃을 내 놨던
화월이는 서럽게 봄날을 앓고
유카나무 왕성한 그 가시에 찔려
피 흘리는 느낌 다른 계절앞에
투닥이고 사그라집니다

찰라에 나타나 순삭하며
그 속을 드러내는 창밖 풍경이
빛살무늬로 그림자로 숨어들면서
창안의 작품들로 만나집니다

동태 무우국-잡곡밥-치커리-양념장
동태 무우국, 잡곡밥,치커리 무침, 양념장으로

동태 무우국에 치커리
삶아 데치고 봄볕으로 다가선
햇살 한 조각 실은 하얀 쪽배에
한 시간 오차를 표시 안나게
꿰 맞춰며 시침을 뗍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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