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뿌리 생강 대추 파꽁지차
지난번 한국 마켓에서 세일하는 파를 두 박스나 사는 걸 본 둘째 시누가 '그거 뭐하게?' 하면서 놀래더니 '요즘 파 값도 비싼데 싸긴하네!' 했는데 이번에는 더 비싸져 두 단에 $1을 하더라고요. 한 박스에 48개가 들은 걸 $6.99~ 파 2박스에 14불 줬으니 진짜 거저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열단 쯤 주려했더니 '우린 별로 안 먹어~' 하며 2단만 달라기에 4단을 줬는데 집에 와서 세어보니 96단에서 6단이 모자라는 90단 입니다.
'에이 2단이나 손해 봤네?' 짝꿍이 웃으면 그거라도 싼건데 뭘~' 합니다. 싼 건 싼거고 '장사가 그러면 않되는 거지!' 혼짓말로 투덜대며 같이 웃고 맙니다. 파김치와 양념장으로 하고도 남아 아예 다듬어 씻어서 냉동고에 두고는 필요할 때 꺼내 먹는데 파뿌리 다로 담아둔 게 보입니다. 대추와 생강도 찾아서 파꽁지차를 끓입니다.
대추나무는 언제 심나
지난 번 사온 대추가 알이 굵고 깨끗하긴 했지만 몇 년을 이웃 외국인 대추나무집에서 공짜로 얻어먹던.. 맛도 크기도 그것만 못한 걸 $5.99에 사와서는 냉동에 씻어둔 파뿌리를 꺼내 끓이기로 합니다. 옛집에 대추나무만 없어 섭섭해 하던 짝꿍은 지난 몇 년 동안을 '대추나무 열 그루만 심자' 노래를 하더니 대추값만 오르고 대추먹을 일만 더 생겨납니다. 지난번 비오는 날 골프 라운딩을 다녀오더니 계속 코를 흥흥대며 코풀어 대면서도 '나 감기 아니야~' 금방 괜찮아질 거라면서 약도 안먹고 말도 않듣고 속을 썩히는 넘편한테 대추넣고 파꽁지차라도 마시게 해야 될 것 같았습니다. 마눌 구찮고 힘들까봐 안얻어 먹겠다면서 된정을 내보이더니 '나 한잔 더 마셔도 되나?' 하면서 한 솥 끓인 걸 거덜을 냅니다.
파뿌리가 감기에 좋다는데
파향과 대추향이 처음에는 '뭔 냄새야?' 싶다가도 은근 그 향이 코로 마음으로 젖어들면서 친근한 내음새로 다가섭니다. 워낙에 한방차나 한약을 좋아하는 마눌 때문에 한 공간에서 코로 숨쉬는 넘편도 같은 향을 좋아하게 되는지 방안온도 물만 마시던 짝꿍도 눈을 반짝이며 '먹어도 돼?' 한번 푸우하고 거품이 날 때마다 묻고 또 묻습니다. '아직 아냐!' 단호박처럼 말을 끊어내며 조금더 기다리라는 마눌~ 고양이앞에 생선가게 맡긴 것처럼 불안해서 아예 키친에서 서성댑니다.
쿡하는 사람은 따로 있는데 다 됐다면서 불을 꺼 버리니~ 싸우기 싫어서 점점 더 부지런해지고 잔소리가 심해지는 마눌과 내 편 만들기 힘들어지는 넘편입니다. 뭐든 잘 먹고 건강하던 사람이 나이는 못 속이는지 자잘한 병치레를 하는 것 같아 미안해지기도 하는데.. 그래도 미운 건 미운거라 '안 그래야지..' 반성한지 8분도 안되서 짜증섞인 말로 속을 뒤집기도 하는 마눌.. 블로거 글친구님들께 하는 만큼만 해도 괜찮을 것 같아 오늘도 반성하며 잔소리는 날려 버리기로 합니다.
비말 飛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