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늘근소녀 일탈기

황금사철나무

by 비말 2024. 3. 21.
320x100

1억 육천만원 황금꽃병

Golden Four seasons tree, 황금사철나무는 미국 캘리포니아 비말네 뜨락에서 '금아' 라 불리며 20년 넘게 사랑을 독차지하다 어바인 땅값 비싼 딸넴네 동네에 가서 성장을 멈춰고 빛을 잃어가는 나무를 '들고 와? 말어!' 고민하는 차 예전에 찍어 포스팅으로 올리고 남은 사진을 찾아냅니다. 황금사철나무 (Golden Four seasons tree) 는 영어로 'evergreen spindle' 혹은 'Japanese spindle' 이라고도 부르는데 바둑이네 뜨락에서는 '금아 (黅娥)' 라고도 불렸습니다.

'누른빛 금 (黅) 에 이뿔 아 (娥)' 화분에서 키작은 나무로 커다가 뜨락에 옮겨주면 원래의 '작은 키를 가지고 있다' 는 말이 기우로 생각될 만큼 우람하게 크게 자라 땅 따먹기를 하기도 했는데 이 아름다운 황금사철나무는 노박덩굴과에 속해 있다고 합니다. 같은 색 다른 느낌으로 비말네 집안 벽난로 옆을 지켜주던 황금꽃병이 진짜인 듯 가짜로 백자기나 고려청자 만큼 사랑과 이쁨을 받기도 했더랬습니다.

황금사철나무-아이리스-황금별 다육이꽃
황금사철나무와 아이리스, 황금별 다육이 꽃



지혜, 어리석음을 안다' 가 꽃말인 황금사철나무를 보면서 위로와 응원을 받으며 매분매초를 살아낸 어느 때도 있었습니다. 변함없는 지혜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상징한다는 금사철나무는 사철나무의 한 종류로서, 그 화려한 잎과 고요한 꽃은 정원이나 가로수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실내 환경에서도 잘 자라 공기정화 효과에 좋다고 합니다.

* 황금사철은 늘 푸르름을 자랑하며 사계를 아름다운 나무로, 겨울에도 눈호강을 시켜줍니다. 빛을 받으면 고운 금빛으로 변해 '황금사철' 이라는 빛나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도 하네요. 이 나무는 다른 나무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환경에서도 꿋꿋이 잘 자라고, 공해에 견디는 힘이 커서 도시나 시골 어디에든 잘 적응하는 '성격좋은 나무' 라고도 합니다. 배울 게 많은 아이였네요. 미국에서는 정원수나 울타리로 사랑을 받기도 하는데 비말네 뜨락에서는 화분속에도 담겨져 있었고 울타리옆에서 지들끼리 노닥거리고도 있었습니다. 사계내내 늘 녹색인 사철나무와 반사철나무, 그리고 온통 황금색인 황금사철나무 세 종류가 같은 듯 다르게 '내가 젤 잘나가~' 기분좋은 느낌으로 뜨락을 밝혀주기도 했습니다.

비말네 뜨락-사철나무들-황금사철나무
반사철, 사철, 황금사철나무들~ 비말네 뜨락

금아, 황금사철나무

황금사철나무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키우는 방법은 빛이 많이 드는 곳에 두고 샤워기로 잎을 샤워시키면서 화분의 배수 구멍으로 물이 빠져 나올 때까지 물을 주면 됩니다. 일조량이 충분한 환경에서 더 건강하고 아름답게 자라는 금아는 빛을 많이 볼수록 금빛으로 변합니다. 햇빛을 받을수록 윗부분 잎이 고운 금빛으로 변하는데 밑으로 내려갈 수록 속잎들은 초록색이 많아집니다. 너무 빽빽하게 채우지지 않도록 가지치기도 일주일에 한번씩은 해주면서 전잎들도 떼주고 눈맞춤도 해주면서 '금아야, 너 아뻐' 지야 알아듣던가 말던가~ 늘 기분좋은 나무 였습니다.

키작은 나무들이 화분에서 분갈이로 뜨락에 내려 앉을 때면 걱정부터 앞서지만 그 마음을 알아주는지 몇 배로 자라 보답해 줬는데 지난 코로나 19 때 집이 팔리면서 갑자스럽게 입양같은 자리 옮김을 당한 황금사철들이 똥손에 눈길도 안주는 딸뇬네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오는 정원사들의 구박 (?) 에 빛도 잃고 색도 바래 갈잎으로 잎이 다 떨어진 체 구박덩이가 돼 버렸나 봅니다. 잠깐이면 될지 알았던 시간이 석 삼년을 넘기고 말았네요. 이 봄엔 다시 가져와 키우면서 오랫동안 우리 곁에서 함께 금아 (黅娥) 로 황금사철나무로 멋진 나무가 될 수 있었으면 하는데.. 모르겠습니다.

비말네 황금꽃병-2011년 블로그 로고
2011년 블방 로고로 사용됐던 사진, 비말네 황금꽃병

Golden Vase 황금꽃병

어느 한 때 비말이는 마이더스의 손이 되어 집안팎을 온통 황금색으로 덧칠을 하고 산 적이 있었는데 이 때 금칠로 덧칠을 한 Golden Vase, 황금꽃병으로 탄생된 아이들입니다. 골든 옐로우, 황금색이 트랜드였던 그런 해 였는데 유행이 지난 지금은 좀 그렇지요? 몇 년전 인터넷에서 소개된 신문기사를 하나 챙겨 올립니다. 영국의 맨체스터주에 사시던 80대 할머니가 요양원에 들어가기 전에 물건들을 하나 둘씩 정리하시다가 찾아낸 금색의 꽃병, 가짜같은 진짜 이야기입니다.

* 지팡이 넣어두던 꽃병이 알고보니 청나라 7대 황제를 위한 도자기~ 영국 데일리메일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2018년 7월, 40년 가까이 할머니 집 현관에 있던 중국산 꽃병, 할머니는 이곳에 지팡이나 우산을 꽂곤 했다고 합니다. 66cm 높이의 꽃병은 이미 여러군데 금이 가고, 그 부분을 다시 이어 붙이며 훼손된 상태였는데 할머니는 이 도자기를 경매에 내놓으셨고 첫 감정가는 200파운드 (한화로 약 30만원) 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 꽃병은 19세기 청나라 7번째 황제였던 '가경제' 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었다고 합니다. 화병 바닥에는 가경제의 인장이 찍혀있었다네요. 반세기 가량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방치돼 있던 이 도자기는, 진짜 주인이 밝혀짐에 따라 경매에서 11만 파운드 (한화로 약 1억 6300만원) 에 낙찰돼 한 중국인구매자 품에 돌아갔다고 합니다.

꽃말-지혜와 어리석음을 안다-황금사철나무
꽃말 '지혜와 어리석음을 안다' 는 황금사철나무



정신줄 놓은 여자들 거의가 머리에 꽃을 꽂고 있던데 비말이 블방 로고에도 머리에 노랑핀을 꽂고 있습니다. 이왕 꽂을 꽃핀이라면 황금색으로~ Golden Four seasons tree, 황금사철나무 저 아름다운 금아로 하고 싶었습니다. 비말네 뜨락에서 함께 할 때는 그냥 좋아하는 색이라고 이뿜을 받았지만 그 꽃말속에 숨겨진 큰 뜻을 알기도 전부터 이미 좋아하고 있었으니 바둑이 할매도 그저 살아진 세월은 아니었던가 봅니다.

1억 육천만원짜리 황금사철나무도~ 황금꽃병도 아니었지만 그 보다 더 많은 응원과 기쁨으로 함께 해줬으니 무한대의 값어치로 제 명줄을 연잔 시켜 준 금아 (黅娥) 였습니다. 새 집으로 이사하면 온 뜨락과 대문입구를 황금사철나무로 채우고 싶다고 했는데.. 갤론짜리 작은 화분 하나에 $3.99 하던 것이 $30 가까이 값이 올라 있으니 조금더 기다려 보기로 합니다. 지혜와 어리석음을 안다' 는 꽃말의 주인공 황금사철나무같은 오늘과 함께 셨으면 합니다, 블글친구님들.

비말 飛沫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