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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속의 글들

꽃이 피었습니다

by 비말 2018. 6. 19.

꽃이 피었습니다



백년에 한 번 본다는 고구마꽃의 꽃말은 '행운' 이라고 하네요. 저나 짝꿍도 60 여년만에 첨으로 봤습니다. 유튜브 댓글들을 보면서 많이 웃기도 했습니다.



'행운은개뿔...나도작년에첨봤는데../고구마꽃도 자주핍니다 100년은 거짓말입니다/심을 때 마다 피는데 웬 거짓을.../100년은 거짓말이라고 하는 분들 잘들어 보고 쓰세요 그냥 비유한거 잖아요'



삶의 향기 - 사막의 풀에서 배운다 (구자분/수필가)

모하비 사막을 시속 75마일로 세 시간여 달리고 있다. 딩클링 댕글린 그렇게 밤에 우는 모래언덕이 있는 사막이라지만 아니다. 그저 황량하기 그지없는 황무지의 연속이다. 불모지나 다름없어 보이는 모랫벌.

애리조나 특유의 늠름한 선인장 대신 볼품없이 누리끼리한 생명체가 땅바닥에 바짝 엎디어 있다. 풀도 아니다. 나무도 아니다. 식물은 식물이되 소속이 애매해 보인다. 거의가 깡마르다 못해 비비 꼬인 채로 부황든 듯 비리비리하다. 어쩌다 간간 푸른 기운이 감돌며 움쑥 자란 것도 있긴 하나 기껏해야 무릎 길이다.



일년 내내 강우량이 턱없이 부족한 척박하기 그지없는 땅이다. 쨍쨍 내려쬐는 불볕더위 속 열풍은 사정없이 몰아친다. 밤이면 얼어버릴듯 급강하 하는 기온 무엇 하나 생존여건에 바람직한 구석이란 찾아지질 않는다. 그래도 한 목숨 용케 견디고 버텨왔다. 장하다기보다는 그 모진 독기가 오싹하니 겁난다.

저마다 살아내야 할 생의 무게가 다르다지만 그 생명 지켜내기까지 얼마나 힘들고 버거웠으랴. 얼마나 숨이 턱턱 막혔으랴. 얼마나 목이 말랐으랴. 억울하고 기막혀 소리소리 지르고 싶은 적인들 얼마나 숱했으랴.



'사막의 약방초' 가 그 식물의 이름이란다. 오래 전 이 터에 자리잡고 산 인디언들의 만병통치 약에서 지금은 항암제를 추출한다는 식물이다. 봄이면 자잔한 노란꽃 피어 열매맺은 다음 무섭디 무서워 호환이라 불리우던 장티푸스의 특효약에다 폐렴 약재로 뭇사람을 살려낸 사막의 야생초. 제 한 몸 통째로 고난의 제단에 희생 제물로 바친 사랑의 다른 모습을 본다.



그렇구나 아무 것도 아닌 하찮은 존재되어 낮게 아주 낮게 부복하고 썩어주고 죽어야만이 보다 큰 의미로 되살아난다고 하였던 그대로구나. 나라는 자아를 나에 대한 애착을 아낌없이 버리고 비워야만 얻을 수 있다고 한 그 경지. 까마득 아슴하더니 사막의 풀을 통해 조금은 짚히는 듯도 하다.



** 구자분/ 수필가/1949년 - 충남 당진, 전직 신문기자 **

1987 '문학정신' 제1회 수필 신인상 수상. 부산 MBC 신인 문예상 수상. 주렴을 반쯤 열고, 산은 저 혼자일때 아름답다, 흔적을 지워가며, 물고기 종소리.. 구자분님의 수필은 직접 읽은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서 퍼옮긴 글입니다.



어떤 날은 내 글을 단 한줄도 쓰고 싶지않은 날이 있습니다, 아니 못쓸 것 같은.. 그럴 때는 인터넷 오래된 남의 글들을 찾아 읽습니다, 시 수필 소설 블로그 댓답글들까지. 더러는 40 여년 전 친구글도 만나고 가끔은 몇 일전 글친구님들 글도 만나게 됩니다. 컴퓨터를 배우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면서 안했으면 뭘 했지? 혼자 옹알이도 하면서 마음을 쓰담쓰담 합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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