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요일에는 내가 우산이 되어줄께
아침에는 우산을 쓰고
비내리는 좁은 뜨락에서 나무에 걸리기도
카메라가 비에 젖기도 하고
우산 씌우랴~ 앵글 맞추랴~
흔들려 신발만 보이기도 하고 회색 하늘이
연한 잿빛으로 찍힌 사진들을
들여다 보며 정신나간 여자처럼
끼들대면서 웃기도 했습니다 작은 가지에
석류가 앙증맞게 넷이 달려서
설익은 느낌에 아직은 아직이라
생각도 못했는데 그 중 둘이가 밤 사이에
입을 쫘악 벌여 어처구니 없기도
당차 보이기도 합니다
입을 벌린 체 비를 맞고 있는데
'쟈들을 따? 말어!' 망설이다 대견 스러워
가위든 손을 도로 거둬들이고는
그냥 두고 들어옵니다.
비요일 석류들은
2012년 12월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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