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레스 녀인의 밀차집처럼
자유의 마음이란 뭘까?
생각이 먼저 날개를 달고 나와 줘야 파드득
활개짓하며 맘껏 펼쳐지는 거
두손 두 발 머리도 몸도 다
한 갖진데 마음이 밧줄로 꽁꽁 묶인 것 같은
그냥 늘어지고 구찮은 날 있지요
하룻 동안의 날씨가 사계를
한꺼번에 만나는 양 변화무쌍하고 온 종일
집 안팎에서 패션쑈를 해댑니다
줏어입고 몇 분 못 넘겨 벗고
아까 입었던 옷 다시 찾아입고 조금 더우면
벗어 의자에 팽게치 듯 걸쳐놓고
포개진 밑에 것 빼다 입고 또
벗어 위에 얹고 종내에는 아까 입던 거 다시
한 여름 민소매부터 겨울 털옷까지
늙은 홈래스 녀인의 밀차집
만큼이나 어수선하고 정신없기도 계절복
75 % 세일하는 난전같기도 합니다
정신사납게 늘여놓은 것들을
보면서 생각은 먼 머언 어느 가을날 속으로
혼자만의 여행을 떠납니다
생각으로 느낌으로 혼자서
뭔들 못하고 무슨일 인들 않되겠습니까?
들키지만 않으면 만고 땡이지요
게으른 몸이 꼼짝하기 싫다면
마음이라도 바로 제 길을 찾아줘야 하는데
나이 탓인지 생각 탓인지 내 맘도
지 갈길 챙겨주지 못하니
이제는 정말로 암껏도 하기
싫다는 생각과는 다르게 뭔가를 뽀시락대며
자꾸 끄적거리게도 됩니다.
그러다 지치면 또 배가 고파져
눈치보고 앉은 짝꿍한테 '배 고파?' 묻기도
'아니, 난 괜찮아' 안 고프다네요?
미안해라~ 같이 늙어가는 게!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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