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청정해역 특산물이라는 설명과 함께 Item No 00777을 달고 왕산모용 실미역이 Organic Dried Seaweed '한국산 Korea' 태극기를 펄럭이는 꼬꼬마 '할머니 요것 보세요' 합니다. 머리카락 만큼 가늘지만 물에 불으면 넙적해지는 걸 알기에 큰 거 4개를 집었더니 짝꿍이 미니팩들을 골고루 다 담습니다.
넘편은 산모도 없는데 '웬 산모용 미역?' 이냐는 듯 가격도 비싸고 양도 적은 새댁용 (?) 같은 미니팩들을 카터에 담기에 죄다 털어내 버립니다. 시간을 두고 속이 깊은 스테인레스 찜솥에 뭉근하게 오래 끓인 소고기미역국이 부드럽고 맛도 좋았습니다.
왕산모용 실미역 아이템 번호 00777이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비말이 집까지는 따라왔는데 그 동안 빨리 먹어야 하는 것들 정리하느라 여직 기다리게 하다가 어제서야 미역국을 끓였습니다. 짝꿍, '우리 미역국 왜 않해 먹어?' 한 동안 은근 보챘던 걸 떠올리며 떡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좀 넉넉하게 사 왔습니다.
지난번 한국 마켓을 몇 군데 돌면서 Dried Seaweed-wang (왕산모용 실미역) 142g (5oz) 가 $4.99 (한국돈으로 7,020원) 괜찮은 거 같아 여러 종류로 몇 팩을 사면서 넘편과 실갱이를 좀 했네요.
소고기 사는 걸 깜빡해 동네마켓에서 샀더니 세일로 가격은 핫한데 질은 좀 떨어지는 것 같았으나 오래 끓였더니 참기름에 볶아낸 미역과 함께 고소하고 적당하게 씹히는 느낌도 있어 비말이 퓨전식으로는 괜찮았습니다. 소고기 척아이롤 (Chuck Eye Roll) 이라 불리는 목심과 등심부위로 구이용으로 더 좋을 걸.. 그냥 국거리용으로 합니다.
속깊은 찜솥에서 미역이 풀어지는 동안 소고기 핏물도 빼냅니다. 상품은 아니지만 적당히 기름도 있어 '더 비싸고 좋은 거..' 고집하는 넘편을 한 방에 제압하며 사 온건데 혹시 맛이 없으면 한 동안 잔소리들을 각오는 하면서요. 마눌은 글 수다 넘편은 말 수다로 요즘 둘이서 일당 백을 합니다. 어쩌둔 둥 맛있게 국그릇 2개를 비워내는 걸 보니 안심을 합니다.
한 동안 한국 장보는 거 전적으로 맡겼더니 마눌이 스쳐 지나는 소리로 '그거 맛 좋았는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죄다 사 들고와 종내에는 버리게 되니 이젠 그만 그 임무를 박탈하려 합니다. 블글친구님들께서는 '사랑꾼' 어쩌니 하시겠지만 쥐구멍으로 들어와 황소바람 타고 나가는 돌고 돈다는 돈.. 살림 거덜납니다.
한국 밤고구마를 넣고 찹쌀밥을 했는데 찰지고 고슬고슬한 게 또한 좋았습니다. 미역국에는 맨밥말아 먹는 게 좋은데 짝꿍이 쌀 씻어놓은 거에 고고마를 투입 시켰네요. 요즘 키친에서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는 게 된시어머니 시집살이하는 느낌입니다. 짝꿍이 은퇴하고 마음이 허한지 평생 관심없던 일들에 코를 박는데.. 제가 더 지칩니다. 뭐 그래도 밤고구마 찹쌀밥은 아주 맛이 좋았습니다.
겨울 봄 여름없이.. 가을에도 뿌리째 뽑혀 쓰레기통으로 실려나가던 비말네 뜨락 제라늄들이네요. 세월이 흐르고 비말이는 꼬꼬할매, 늘근소녀가 됐는데 제라늄들은 피고 지고 또 꽃을 피우면서 꽃색은 점점 더 붉어집니다. 사진속에서는 꽃잎 한장 안떨어 뜨리면서 갈 봄 여름없이 소녀~ 소녀.. 합니다.
남해 청정해역 특산물 Item No 00777, 유기농 미역 (Organic Dried Seaweed) 이라는 느낌도 좋았고 예전에 먹었을 땐 그냥 잘 풀리고 부드러워 사왔는데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로 562 '삼진글로벌넷' 주소를 들여다보면서 왕산모용 실미역으로 고향 통영의 맛도 건져올립니다. 스테인레스 3단찜솥 사두고도 너무 커 별로 사용도 않했는데 요긴하게 써먹습니다.
'내 국그릇에 소고기가 왜 이리 많아?' 많이 먹고 얼릉 '오블완' 인가 뭔가 끝내고 골프가자고 꼬시는 넘편이 자기 국사발에 든 소고기를 제 것에 다 옮겼나 봅니다. 가끔가는 골프장에는 골프채도 골프공도 장식으로만 들고 다니면서 입을 쉬지않고 따라붙는 새로운 멤버 때문에 피곤해서 가기싫은데 말입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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