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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근소녀 일탈기

55그루 새싹들

by 비말 2024. 8. 17.

지난 7월 29일 '오십팔그루 나무' 라는 제목으로 색바랜 편지를 들고 선 비말이의 늘근소녀 일탈기 포스팅에 58개의 애기 손톱보다 더 작은 새싹들을 심었는데 벌써 3주가 다 돼갑니다.

55그루 키작은 나무들이-100도를 달립니다
55그루 키작은 나무들이 100도를 달립니다

이름도 성도 모르지만 찾아줄 생각도 없이 그냥 아침 저녁으로 눈 마주쳐 주면서 물 한모금씩 나눰하며 '견뎌줘서 고마와~ 사랑해, 함께 해줘서!' 매일을 오르기만 하고 내릴 줄 모르는 캘리포니아의 화씨 100도 (섭씨 34도 이상) 가 넘는 폭염에도 쑥쑥 자라주는 게 희망둥이들 같습니다.

3주일 전 오십팔그루-나무들이 이름도 없이
3주일 전 오십팔그루 나무들이 이름도 없이

'그걸 왜?' 하던 넘편은 '절대로 물주지 말라' 는 마눌의 명에 따라 구경만 하면서도 신기해 합니다. '아직도 살아있네?' 일주일도 못 돼 다 말라죽을 줄 알았는데.. 매일 조석으로 물을 주며 지켜보는 저 역시도 신통방통해 합니다.

떡잎 2~3개가 7~8개로 늘어나-키작은 나무로
떡잎 2~3개가 7~8개로 늘어나 키작은 나무로

5갤론 큰 물통을 매일 채워주면서 짝꿍은 살짝씩 보나 봅니다. '잎 하나가 시들었어~' 큰 일이라도 난 듯 난리굿을 칩니다.

3개가 말라 죽었는데-아직 갈 길이 멉니다.
3개가 말라 죽었는데 아직 갈 길이 멉니다.

58개 중 여덟개만 살아줘도 좋겠다던 희망을 저버리지않고 55개가 살아남아 제법 키작은 나무 모양으로 자라줍니다. 초대받지않은 잡초도 함께 자라 큰 키를 자랑하면서요.

잡풀들도 눈치보며-함께 자라는데 봐줍니다.
잡풀들도 눈치보며 함께 자라는데 봐줍니다.

한 통에 8개씩 24개의 새싹들 중 아직은 하나만 잃고 하나는 반쯤 시들었는데 지켜봅니다. 곧 이름도 찾아서 이름표 달아줘얄 것 같습니다.

나무야 나무야 비말네 뜨락-키작은 나무야
나무야 나무야 비말네 뜨락 키작은 나무야

비말이가 블방동 우물가에 퐁당거리고 놀면서 늘 쓰는 글이 '비밀댓글 놓지 마세요' 혹은 '비밀글이 싫어요' 라는 걸 아시는 블님들은 다 아실 겁니다. 비말글, 오픈글로 함께 해 주시면 좋으실 텐데.. 바쁘고 아프고 힘이 들어도 이티손가락 걸면서 함께 하는 이 블로그 대화란이 있어 먼 나라 바다건너 타국땅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매일이 행복하고 견딜만 합니다.

한 알의 밀알이 혼자-살자하면 그대로 입니다.
한 알의 밀알이 혼자 살자하면 그대로 입니다.

'2024.08.15 11:26/ 비말님이 싫어해서 메너있게 구독취소 공감댓글 다 지우고 갑니다 [비밀댓글]' 어느 블님께서 놓고가신 비밀댓글에 또 한번 가슴을 송곳으로 찔리는 느낌 '아파라' 합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고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지않고 살아 있으면 그냥 그 한 알만 남았다 사라집니다. 물도 안주고 가꿔지도 않은 새싹들이 거대하고 우람한 나무로 자라주기를 바라는 것은.. 매일 잘보고만 가신다는 블로거님들~ 비밀댓글 놓고 가시는 블로거님들~ 찍지도 않은 공감 놓고 가신다는 블로거님들.. 다시 시작하는 블방동 우물가 1일로 함께 새싹들 키워나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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