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푸른하늘 아래 비말네 뜨락 무화과 나무는 연둣빛 꿈을 꿥니다. 예루살렘에서 예수님도 못 만나셨다던 그 무화과의 열매가 '내일 일은 난 몰라요 하루 하루 살아요' 3년 동안 숨죽이던 설움을 쏟아내 듯 무성한 잎 사이에서 얼굴을 내밉니다. 드뎌~ 비말네 뜨락 무화과 나무의 저주가 풀렸습니다.
잎사귀만 무성할 뿐 열매가 없었던 무화과 나무를 보시고 화를 내셨다던 예수님의 이율배반 (二律背反) 적 행동에 어릴 땐 반발도 많이 했습니다. 말도 없고 그 자리에 있었던 아이들 조차도 기억을 못하는 조용한 아이, 비말이는 '끝내야 끝이 난다' 면서 목사님의 엇갈린 성경 해석에 딴지를 걸기도 해 미운오리 새끼되는 날도 많았지만요.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시고 꺼져가는 심지를 끄지 아니하신다는 예수님께서 왜 무화과 나무를 저주 하셨겠습니까? 하는 설교들이 인터넷에는 참 많이도 떠돌고 있지요. 인터넷 공간에 올려진 목사님들 설교들 이미 세계만방에 알려진 것들이니 비말이는 맘놓고 긁어옵니다.
예수님이 무화과 나무를 저주하시는 게 '궁금타' 면서도 목사님들의 '내 맘대로 해석' 에 비말이 생각도 묻어가면서 3년이 넘게 잎만 무성하고 열매맺지 못하는 비말네 무화과 나무를 기다려는 주는데 암만해도 예수님의 저주를 풀지못할 것 같아 베어 버리기로 맘 먹고도.. 그 봄을 또 한번 더 기다려줍니다.
키친밖에서 창을 다 가리고 선 무화과 나무가 햇살도 바람도 쥐락펴락하며 그 봄, 그 여름, 그 겨울을 세 번쯤을 보내고 난 후 드뎌, 그 가을 '보라, 나 무화과 열매야!' 꼬꼬댁 마눌과 용꼬리잡은 넘편이 '무화과다!' 생난리 법썩을 떨게 합니다.
키친 창밖에서 가뿐해 진 줄기와 잎들로 하늘의 구름들과 함께 수다 삼매경인 비말네 무화과 나무. '내가 해낼거라고 했지?' 마눌눈치에 숨어 물 주다가 혼구녕나는 넘편한테도 고마와하는 눈치입니다. 말은 그래도 맘은 안그런 무서븐 마눌한테도 '믿어줘서 고마와!' 창밖의 풍경들을 빛가림없이 맘껏 다 보게 해줍니다.
내돈 내산이 아닌 그냥 공짜로 생겨난 비말네 뜨락아이, 무화과 나무에서 이뿌고 색 고운 무화과 열매가 잔뜩 달렸습니다. 봄색 연두빛이 고운데 쭈굴쭈굴 주름으로 줄 긋고 선 넘으면서 안도의 들숨날숨을 뱉아냅니다. '예수님 얼굴을 한번이라도 보고 보고 싶으나 키가 작도다' 60년도 전에 주일학교에서 배운 노래를 입안에서 궁굴리며 삭개오를 떠올립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무화과 나무의 특성 중 하나는 열매가 있으면 반드시 잎사귀가 있다고 합니다. *이스라엘에서 본격적인 무화과 열매를 추수하는 시기는 6~7월 경.. 허나 이른 봄철에도 열매를 맺고, 가을에 맺기도 하는 무화과는 열매 맺기전에 먼저 잎사귀를 내고 잎사귀가 나면서 열매를 맺는다고 합니다.
열매가 없는데 잎만 자랑하는 이스라엘의 ‘외식 (Hypocrisy), 진실되지 않은 마음 상태을 지적' 하셨다는 글로도 만납니다. 블방질로 대화란 댓글 답글로 20여 년 궁굴다 보니 글에서도 마음이 드러나보여 비말이 혼자 삐꿈타며 서러워도 합니다. 글이 그렇다는 거지 마음이 그런 건 아닐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혼자 바쁘신 일들 다 끝낸 후 놀러오셔도 됩니다.' 그렇게 답글을 드리면 'Ggol값하고 있네!' 하면서 한 동안들 안오시더라고요.
석삼년을 기다리다가 이젠 그만 베어버려야 겠다고 맘 먹던 해 갑자기 잎들이 무성해지고 하나 두울 셋.. 열매가 커지면서 알이 실해집니다. 시들어 말라 꼭지째로 땅에 패데기쳐 지던 지난 해들과는 달리 '무화과' 그 맛을 보게 해 줍니다.
예수님께서도 고픈 배주려 잡으시면서 달려간 무화과 나무가 잎은 무성하고 둥치도 실한데 열매가 안 보이시자 '네.. 열매도 맺지 말거라' 악담하신 그 나무, 비말네 무화과나무가 열매맛을 보여줍니다. 'Fig (무화과) Bars' 무화과 캔디도 사 와서 먹어봅니다. 비말이 입맛은 아닌 너무 달고 싱거운 맛이지만 뭐든 잘 먹는 짝꿍은 맛나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땅에서 솟아나 키친 창밖에서 온갖 된정을 다 부리며 애증의 관계로 석삼년 넘게 얘타우던 비말네 무화과 나무 입니다. 그 후 오랜동안 함께 공중을 나는 '새들의 먹이' 도 돼주고 강쥐 똘순이, 바둑이들 그늘막이도 되어주며 함께 했습니다. 강쥐들도 짝꿍도 비말이도 다 떠나 보내고 니들은 죽었니 살았니? 궁금해 합니다.
비말 飛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