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색바랜 편지를 들고

Cat's claw trumpet

by 비말 2025. 4. 14.

엊그제 Jury Duty (배심원) 갔던 일이 생각보다 빨리 끝내줘 조금 한갖지게 남은 시간을 즐기면서 마켓도 보고 프리웨이 (Freeway) 도 달리면서 즐겼습니다. 아침에 달렸던 길과는 또 다른 방향이라 전혀 낯선 차창밖이었지만 오래전 봄을 다시 만난 듯하고 익숙한 풍경이라 참 좋았습니다.

Cat's claw trumpet (캣클로 트럼펫) 이 프리웨이 돌담위를 노랑꽃으로 달리며 초록덩쿨로 끝도 없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고양이 발톱나팔' 이라 부르기도 하는.. 꽃잎이 비말네 노랑 쟈스민꽃을 닮은 캣클로 트럼펫이 4월의 봄을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프리웨이 담을 달리는-고양이 발톱나팔
프리웨이 담을 달리는 고양이 발톱나팔

 

배심원 (Jury Duty) 오라는 통지서를 받고 한달 가까이 맘 졸이며 그 시간대에 다른 볼일들 생길까.. 속을 끓였던 걸 생각하면 자동차에서 뛰어내려 머리에 노랑꽃하나 꽂고, 입에 꽃잎물고 나팔불면서 프리웨이를 마구 달리고 싶은 마음이기도 했습니다.

Cat's claw trumpet-캣클로 트럼펫
Cat's claw trumpet 캣클로 트럼펫

 

*Dolichandra unguis-cati (돌리찬드라 운기스-카티) 라 불리는 노란꽃이 피는 덩쿨나무는 Cat's claw trumpet (캣클로 트럼펫) 이라고도 불리며 '고양이 발톱나팔' 이라고도 부른다고 합니다.

Dolichandra Unguis-cati- 고양이 발톱나팔
Dolichandra Unguis-cati 고양이 발톱나팔

 

고양이발톱 덩굴 (Dolichandra unguis-cati) 은 한국에서도 빠르게 성장하는 덩굴성 식물로 외래종으로 분류되며 관상용 또는 조경용으로 도입됐으며 유입주의 생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길이가 최대 20m까지 자랄 수 있는 강한 생명력을 가진 식물로 중앙아메리카, 남미 및 카리브해 지역이 원산지라고 합니다.

돌리찬드라 운기스-카티-고양이 발톱나팔
돌리찬드라 운기스-카티 고양이 발톱나팔

 

전통적인 꽃말로 알려진 의미는 없다는 Cat's claw trumpet (고양이 발톱 덩굴) 은 빠른 성장, 강한 생명력, 그리고 높은 곳으로 뻗어나가는 특성을 고려하면, '끈기, 적응력, 도전 정신' 과 같은 의미를 상징할 수 있다고 합니다.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 (香氣) 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 (生氣) 가 뛰놀아라. (봄은 고양이로다/ 이장희 詩)

캘리포니아 프리웨이-Cat's claw trumpet
캘리포니아 프리웨이 Cat's claw trumpet

 

멕시코 남부와 중앙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캣클로 바인(Catclaw Vine) 은 거의 모든 표면을 붙잡을 수 있는 세 갈래의 발톱처럼 생긴 덩굴손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하네요.

노랑 쟈스민꽃과도 비슷한-캣클로 트럼펫
노랑 쟈스민꽃과도 비슷한 캣클로 트럼펫

 

지지대 없이도 대부분의 벽을 쉽게 기어오를 수 있다는데 봄에는 크고 화려한 노란색 나팔모양의 꽃이 짧고 강렬한 모습으로 피어납니다. 가뭄에 아주 강하고 매년 내리는 비만으로도 이미 자리잡은 식물이 왕성하게 잘 자라며 첫 해부터 빠르게 자라는 덩굴식물로, 한 계절에 10~15피트까지 자란다고 합니다.

쓰레기들과 함께 해도-노랑 초록은 이뿌다
쓰레기들과 함께 해도 노랑 초록은 이뿌다

 

Cat's claw trumpet (고양이 발톱나팔) 이 스쳐 지나는 창밖 풍경이 돼 줍니다. 소속도 불분명한 4월의 봄바람들 때문에 프리웨이 갓길은 날려온 쓰레기들로 지저분하긴 했지만 빠른 속도로 씽씽 달리는 차창안에서도 '아, 너 였구나!' 반가운 환성을 자아내게 해줬습니다.

이장희님의 詩 '봄은 고양이로다' 에서처럼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 졸음이 오고 감춴 발톱을 드러내는 푸른 봄의 생기가 미국 캘리포니아 프리웨이 4월을 고양이 발톱나팔로 내려앉습니다.

비말 飛沫

'색바랜 편지를 들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빈화분에 담긴 봄  (71) 2025.04.16
부러진 삽자루가  (58) 2025.04.15
Jury Duty 가는 길  (66) 2025.04.13
비말뜨락의 봄날  (80) 2025.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