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Jury Duty (배심원) 갔던 일이 생각보다 빨리 끝내줘 조금 한갖지게 남은 시간을 즐기면서 마켓도 보고 프리웨이 (Freeway) 도 달리면서 즐겼습니다. 아침에 달렸던 길과는 또 다른 방향이라 전혀 낯선 차창밖이었지만 오래전 봄을 다시 만난 듯하고 익숙한 풍경이라 참 좋았습니다.
Cat's claw trumpet (캣클로 트럼펫) 이 프리웨이 돌담위를 노랑꽃으로 달리며 초록덩쿨로 끝도 없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고양이 발톱나팔' 이라 부르기도 하는.. 꽃잎이 비말네 노랑 쟈스민꽃을 닮은 캣클로 트럼펫이 4월의 봄을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배심원 (Jury Duty) 오라는 통지서를 받고 한달 가까이 맘 졸이며 그 시간대에 다른 볼일들 생길까.. 속을 끓였던 걸 생각하면 자동차에서 뛰어내려 머리에 노랑꽃하나 꽂고, 입에 꽃잎물고 나팔불면서 프리웨이를 마구 달리고 싶은 마음이기도 했습니다.
*Dolichandra unguis-cati (돌리찬드라 운기스-카티) 라 불리는 노란꽃이 피는 덩쿨나무는 Cat's claw trumpet (캣클로 트럼펫) 이라고도 불리며 '고양이 발톱나팔' 이라고도 부른다고 합니다.
고양이발톱 덩굴 (Dolichandra unguis-cati) 은 한국에서도 빠르게 성장하는 덩굴성 식물로 외래종으로 분류되며 관상용 또는 조경용으로 도입됐으며 유입주의 생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길이가 최대 20m까지 자랄 수 있는 강한 생명력을 가진 식물로 중앙아메리카, 남미 및 카리브해 지역이 원산지라고 합니다.
전통적인 꽃말로 알려진 의미는 없다는 Cat's claw trumpet (고양이 발톱 덩굴) 은 빠른 성장, 강한 생명력, 그리고 높은 곳으로 뻗어나가는 특성을 고려하면, '끈기, 적응력, 도전 정신' 과 같은 의미를 상징할 수 있다고 합니다.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 (香氣) 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 (生氣) 가 뛰놀아라. (봄은 고양이로다/ 이장희 詩)
멕시코 남부와 중앙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캣클로 바인(Catclaw Vine) 은 거의 모든 표면을 붙잡을 수 있는 세 갈래의 발톱처럼 생긴 덩굴손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하네요.
지지대 없이도 대부분의 벽을 쉽게 기어오를 수 있다는데 봄에는 크고 화려한 노란색 나팔모양의 꽃이 짧고 강렬한 모습으로 피어납니다. 가뭄에 아주 강하고 매년 내리는 비만으로도 이미 자리잡은 식물이 왕성하게 잘 자라며 첫 해부터 빠르게 자라는 덩굴식물로, 한 계절에 10~15피트까지 자란다고 합니다.
Cat's claw trumpet (고양이 발톱나팔) 이 스쳐 지나는 창밖 풍경이 돼 줍니다. 소속도 불분명한 4월의 봄바람들 때문에 프리웨이 갓길은 날려온 쓰레기들로 지저분하긴 했지만 빠른 속도로 씽씽 달리는 차창안에서도 '아, 너 였구나!' 반가운 환성을 자아내게 해줬습니다.
이장희님의 詩 '봄은 고양이로다' 에서처럼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 졸음이 오고 감춴 발톱을 드러내는 푸른 봄의 생기가 미국 캘리포니아 프리웨이 4월을 고양이 발톱나팔로 내려앉습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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