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3 다시 태어난다면 치커리 잎이 배추포기 만큼 커 있는데 잎이 연하고 넓어 쌈싸서 먹어도 될 것 같아요. 치커리, 민들레, 파무침으로.. 2019년 3월 세째 주에는 비말뜨락이 파릇파릇 봄볕 행복이었는데 말입니다.치커리, 민들레, 파무침을 위해 한 줌도 않되는 파를 뽑아 다듬어 씻고 물기를 빼고 소쿠리에 담습니다. 민들레 줄기가 실파보다 더 갸냘퍼서 맛이나 내줄까 싶습니다. 가만 있어도 맛있는 아침을 먹게 해주는 건 고맙지만 키친에 들어가면 ‘왜 왔느냐?’ 눈에 쌍심지 켜는 넘편때문에 급 피곤해집니다. 짝꿍이 은퇴를 하고 소일꺼리 찾아서 온 집안팎을 휘몰아칠 때 뭔가를 만든다며 키친을 점령하던 시간들이었네요. 비말이 쟁반이 뭔가로 가득 채워지던 시간들. 파란하늘 하얀구름 보며 세상사 뭔 일이 일어난들 ‘내사 몰라’ 신선놀음.. 2025. 3. 28. 춘분유감 코로나 2018년 봄, '춘분 유감' 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포스팅사진을 보며 사람만 변하는 게 아니고 계절도 조금씩 달라진다는 걸 알아챕니다. 아직은 '코로나 19' 도 '비말 마스크' 라는 이름도 한글사전에 없을 때 였네요.2025년 3월 20일 춘분, 미국 캘리포니아의 오늘은 아직도 봄날이 동구밖에서만 서성이며 딴청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불과 몇년 전에는 초록 연두색 봄이 이뿌게 비말뜨락을 차지하고 있었네요. 민들레, 치커리, 석류.. 지들만의 색으로 온갖 재롱을 떨어댑니다. 북쪽은 아무래도 햇빛도 덜하니 해만 쫓는 비말이 손이 잘 닿지않아 혼자서들 피고지고 떠나곤 합니다. 유카나무들 잘라내고 제라늄, 아이리스, 다육이, 석류, 담쟁이들이 함께 했던 서북쪽 담. 배춧값도 한 통을 혼자들기도 힘든 10포기,.. 2025. 3. 21. 보라 올리브열매 캘리포니아의 겨울아침 햇살이 퍼플 태양빛으로 눈이 부십니다. 새벽참 먹어 치우고 아침 산책길에 나섭니다. 햇살로 빛바랜 연두와 초록의 울퉁불퉁 안이뿌게 깍인 남의 집앞 잔디옆을 걷다가 보라색 올리브 열매를 밟아 운동화에 보라색물이 튀깁니다.하늘과 맞닿은 고목나무에서 퍼플 태양이 쏟아지고 후두둑 보랏빛 올리브 열매가 떨어져 바닥을 치면서 잔디위에 내려앉습니다. 껍질이 벗겨지고 마른 가지들이 죽은 나무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올려다보니 검은 올리브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평화와 지혜라는 그 꽃말이 무색하리만치 짜증나는 올리브나무.. 하필이면 하얀모자를 써고 흰색 운동화를 신은 아침이네요. 올림픽에 나서서 월계관을 씌워주는 것도 아니면서.. '들어가지마!' 짝꿍이 말리기도 전에 올리브나무.. 2025. 2.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