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햄버거로 빵빵하게 먹은 후 블방질과 망치질 몇 번하고 나니 비에 말갛게 씻긴 하늘 아래 비말네 뜨락은 바둑이 물첨벙대는 발자욱 소리도 없이 조용한데, 물방울만 낙숫물 떨어지는 소리처럼 봄인지 겨울인지 빛어스름 해거름에 연기도 나지않는 집집마다의 굴뚝이 외로와 보이기도 합니다.
단호박 몇 통 사다두고 그냥 보고만 있었더니 쭈그렁 할망이 돼 가면서 뭐가 됐든 얼릉 좀 해보라며 앞을 가로 막기에 단호박죽을 끓이기로 합니다.
검은 콩떡 호박죽, 눈치만 보던 짝꿍이 SunVista 검은 콩 캔이 이미 조리된 거니 쉬울거라더니 거기에 찰떡국떡도 한 줌 넣으면 더 좋겠다고.. 슬쩍 눈치를 봅니다. 검은 콩은 단백질과 섬유질이 풍부하여 건강에 좋다는데 비말이가 콩음식을 별로라하니 잘 않하게 됩니다.
단호박이라는 카보차는 호박과 고구마를 합친 것과 비슷한 맛을 냅니다. 카보차 (Kabocha) 는 일년 내내 먹을 수 있지만 늦여름과 초가을에 가장 맛있다고 하며 겨울 호박이라고도 불린답니다.
주로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하와이, 콜로라도 남서부, 멕시코, 남아프리카, 일본, 한국에서 재배되지만, 재배 기간이 100일 이상인 기후에 널리 적응하고 있다고 하네요.
*단호박은 섭취 시 비타민A로 전환되는 베타카로틴을 함유하고 있어서 면역 기능을 증진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비타민C는 면역세포의 활동을 촉진, 백혈구를 증가시키는 면역 활동에 기여하며 신체에 해로운 박테리아의 성장을 막아 염증과 감염 예방에 좋다네요. 치매 예방에도 좋고 감기나 천식, 기관지가 약하거나 예민하신 분들은 단호박을 자주 드시면 좋다고 합니다.
단호박은 서양호박 (Cucurbita maxima) 의 한 품종이며 겨울호박이라고도 하는데 남아메리카의 고원 지대가 원산으로, 뉴질랜드, 멕시코, 일본 등에서 주로 재배된다고 합니다. 아시는 블님들은 이미 아시겠지만 어느한 때 비말네 뜨락에도 호박이 넝쿨째 굴러다니기도 했지요.
사진속 비말네 뜨락 호박은 Butternut squash라고 불리는 '땅콩호박' 요리를 하면 들어가는 양념에 따라 그냥 호박맛만 나기에 묻고 따지지않고 해먹었던 것 같습니다. 호박닢으로 쌈도 싸먹고 된장찌개에도 넣어 먹어면서요.
호박죽이 어쩌다보니 단팥죽 비쥬얼로 맛도 그리 돼 버렸는데 짝꿍은 담번엔 흑설탕을 조금더 넣어도 좋을 것 같다며 만족해하는 눈치입니다. 그 동안 잠깐 쉬었던 비말네 죽집을 다시 열어야 할 것 같네요. 작년 여름 온갖 죽으로 죽을 쒔는데 말입니다. 암튼 이러구니 저러구니 검은 콩떡 호박죽으로 저녁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비말 飛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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