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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에나마 미치랴 한 번씩 마음에 살이 낄 때면 집어드는 책 박 완서님의 '나는 왜 작은 일에만 분개하는가' 이 분은 참말로 남의 속엘 들어갔다 나오셨나 보다. 어찌 이리도 글자 하나 마음 하나 놓인것이 버릴 것 하나 없는지.. 그어면서 십 수년 전 어느 봄날에 포스팅으로 올려졌던 글을 찾아냅니다. 아직은 좀더 젊었던 날들인데~ 하면서요. *가까이서 보면 완강한 나무처럼 보이던 것도 멀리서 보면 연연한 봄빛을 띠고 있으니 참 이상한 일이다. 가까이에서도 푸른빛을 감지할 수 있을 때는 이미 가장귀마다 어린 잎이 뾰족뾰족할 때이다. 요샌 가까이에서도 봄빛이 완연할 만큼 나무들이 물이 오르고 예쁜 새순이 돋아나고 있다.양회 바닥에서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에 꼼지락대던 나무들처럼 사람의 마음도 덩달아 근질근질하고 산란해져서 어디로 .. 2025. 3. 3.
황금둥이 사랑이 예전집 뜨락에서는 이맘때 쯤이면 잎 없는 호박줄기들이 힘없이 늙은 호박을 달고 넝쿨에 걸린 체 바닥을 기었는데 엄한 나무들만 창밖 풍경을 가리며 '뭘 봐?' 합니다. 황금둥이 사랑이가 넝쿨째 뜨락을 굴러다니던 시간으로 거슬러 오릅니다.비몽사몽 봄볕에 졸고 약기운으로 졸다가 자동차 조수석에 앉아 또 졸면서 외국인 마켓을 다녀옵니다. 생선과 야채를 사고 호박을 진열한 부스앞에 멈춰섭니다. 20 몇년 전에도 그런 날 있었는데.. 꿈결같은 느낌을 재연하며 호박사진을 찍습니다. 산장의 여인이 아닌 귀곡산장 노파같은 몰골이지만 마음만은 호박꽃 피워 잠시 즐거웠습니다. *호박꽃은 꽃술의 모양과 씨방의 윗면으로 암수꽃으로 구분한다는데 암꽃은 꽃술이 하나로 씨방이 없고, 수꽃은 꽃술이 3개로 씨방이 있으며, 수꽃은 빨리.. 2025. 3. 1.
비말뜰 호박요리 봄여름가을겨울, 사계 경계없던 비말네 동네 미국 캘리포니아도 봄같은 느낌입니다. 두꺼운 패딩들 벗어던지고 아침햇살 부서져 내리는 창가에 붙어섭니다. 철도 없이 창안에서 창밖에서 사계절 만나지던 호박 몇 개가 말라 비틀어진 넝쿨과 함께 뒹굴고 있습니다.비말 퓨전식이라며 이름도 성도 없이 소속 불분명하게 만들어 먹기도 했더랬는데, 오늘은 오래전 이미 포스팅으로 올려지고 다먹어 치운 호박요리들로 '비말뜰 호박요리' 라며 새로운 듯 같은 걸로 엮어냅니다. 미국의 외국 마켓들에서 사온 호박을 요리하면서 속을 긁은 씨는 빼내 텃밭에 묻었더니 온갖 종류의 호박들이 싹을 틔우고 이을 내면서 꽃피우고 종내에는 호박을 주렁주렁 달고 넝쿨째 뜨락을 뒹궐기도 합니다.Chickpea, 일명 병아리콩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콩으로.. 2025. 2. 27.
땅콩호박 버터넛 미국 캘리포니아 비말네 뜨락에서 넝쿨째 굴러다니던 호박 종류들이 꽤 됐는데 그 중 Butternut squash (버터넛 스쿼시), 일명 땅콩호박들 입니다. 호기심이 발동해 마켓에서 $1 주고 하나 사온 땅콩 모양의 호박이 겁도 없이 온 뜨락을 채웁니다. 잔디밭도 점령하고 석류나무도 타고 오르면서 봄여름가을겨울 쉼없이 달립니다. 비타민 A, C, E, K, 섬유질도 풍부하고 칼로리가 낮다는데 버터넛 스쿼시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체내에서 비타민 A로 변환이 된다는데 시력과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데 중요하다고 합니다. 비료도 농약도 없이 무공해로 막 자란 호박잎들이 벌레하나 먹지않고 쌈장과 함께 여름내 밥상을 즐겁게도 해주기도 합니다. 호박꽃도 호박잎도 보통호박들과 별 달라 보이지는 않은 것 같은데 속을 끍.. 2025. 2. 24.
올리브에 꽂히다 올리브나무 (Olive Tree) 는 역사적으로 인류가 최초로 대량 재배한 과수로 보고 있다는데 지중해 일대의 물푸레나무과의 과수로 개역 성경에서는 '감람나무' 로도 불린다네요. 열매를 생으로 혹은 절여 먹거나 압착해 기름 (올리브유) 으로 만들어 먹으면서 그리스 신화에도 자주 나온다는데, 그리스와 튀르키예산 올리브가 유명하다고 하네요.소금에 짭짤하게 절인 올리브에 레몬즙을 뿌리고, 오레가노를 곁들인게 가장 기본적인 반찬으로 그리스와 튀르키예 요리에서 고전시대부터 올리브는 그리스인들에게 있어 필수 불가결한 식료품이었다고 합니다. Olive Tree (올리브나무) 는 4년 정도 자라면 열매를 맺는다는데 충분한 햇빛과 수분이 필요하며, 10℃ 이하의 추운 날씨를 2개월 정도 경험해야 꽃눈이 형성된다고 합니다.. 2025. 2. 22.
보라 올리브열매 캘리포니아의 겨울아침 햇살이 퍼플 태양빛으로 눈이 부십니다. 새벽참 먹어 치우고 아침 산책길에 나섭니다. 햇살로 빛바랜 연두와 초록의 울퉁불퉁 안이뿌게 깍인 남의 집앞 잔디옆을 걷다가 보라색 올리브 열매를 밟아 운동화에 보라색물이 튀깁니다.하늘과 맞닿은 고목나무에서 퍼플 태양이 쏟아지고 후두둑 보랏빛 올리브 열매가 떨어져 바닥을 치면서 잔디위에 내려앉습니다. 껍질이 벗겨지고 마른 가지들이 죽은 나무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올려다보니 검은 올리브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평화와 지혜라는 그 꽃말이 무색하리만치 짜증나는 올리브나무.. 하필이면 하얀모자를 써고 흰색 운동화를 신은 아침이네요. 올림픽에 나서서 월계관을 씌워주는 것도 아니면서.. '들어가지마!' 짝꿍이 말리기도 전에 올리브나무.. 2025. 2. 20.